용의자 죽음으로 묻혀버린 장도리 살인미수 사건...안일한 경찰 대응 도마 위

입력 2025.08.01. 18:00 박승환 기자
경쟁 업주 장도리 습격 50대 사망 관련
흉기 준비·자살 암시 등 계획성 다분하지만
피해자 괜찮다는 이유로 소극적으로 대응
해명도 가관...“지휘부 기강 해이 심각”


경쟁 업주를 장도리로 내리치고 달아난 50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해 광주경찰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피해자가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이유로 소극적으로 대처하다가 용의자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1일 광주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전 11시께 금호동에서 식육 판매점을 운영하는 옆 가게 사장 50대 남성 A씨가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다는 신고가 112 종합상황실에 접수됐다.

상황실은 곧장 긴급출동을 요하는 '코드1' 지령을 내렸다. 현장 도착 당시 A씨는 동종업계 업주 50대 남성 B씨가 휘두른 장도리에 머리를 맞아 피를 흘리고 있는 상태였다. B씨는 이미 자신의 차를 타고 현장에서 도주한 뒤였다.

B씨는 범행 14시간여만인 이튿날 오전 116분께 무안군 톱머리항 인근 해상에 빠진 채 발견됐다B씨는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로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이 범행 직후 달아난 B씨를 최초 신고로부터 14시간이 지나는 동안 신속하게 검거하지 못해 B씨의 죽음을 막지 못한 것이다.

B씨의 범행도 우발적이 아닌 계획적이었다B씨는 피가 튀지 않게 장도리를 검은 비닐에 감싼 채 사용했다.

또 B씨는 사건 당일 자살을 암시해 가족으로부터 실종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A씨를 해하고 자신도 죽겠다는 의미로 이미 위험성이 충분했던 셈이다.

아울러 도주한 B씨가 얼마든지 A씨를 찾아가 다시 범행을 일으킬 수도 있었다.

범행에 석연치 않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경찰은 즉시 강력팀을 긴급배치하는 등 가용 가능한 경력을 동원하지 않았다.

만약 A씨가 사망했더라면 A씨의 유가족은 매우 억울했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검거했다면 B씨의 죽음도 막고 B씨에게 마땅한 처벌을 받게 했을 것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해명은 더욱 가관이었다.

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냐는 취재기자의 질문에 광주 서부경찰서 형사과장은 "A씨가 피를 콸콸 쏟은 것도 아니고 병원도 나중에 가겠다고 했다""B씨와 어떤 관계인지 당시 상황을 묻는 조사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A씨가 다음날 하겠다고 진술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자신들이 정당했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피해자를 매도한 것이다.

이어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경찰이 신은 아니지 않느냐""잡을 수 있으면 당신이 잡아오지 그러냐"고 했다.

이와 관련 내부적으로도 비판이 쏟아졌다.

익명을 요구한 광주의 한 일선서 형사는 "지금이 때가 어느 때인데 안일하게 대응해 범인을 놓치는지 부끄럽다. 가볍게 볼 게 아니라 살인미수 사건으로 봤어야 한다"광주청에 청장이 없어서 그런지 휴가철을 맞아 전체적으로 지휘부의 기강이 해이해진 기분이다. 팀원들을 적절하게 지휘하지 못한 명백한 부서장의 실수다고 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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