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사고로 체면구긴 광주·전남경찰 '기강 잡기'

입력 2022.09.15. 18:24 안현주 기자
임용환 광주청장, 연이은 비위 '부서장 책임' 강조
이충호 전남청장, 피의자 도주 질타·예방 대책 지시

광주·전남경찰이 연이은 자체 사고로 체면을 구기면서 복무기강 잡기에 나섰다.

임용환 광주경찰청장은 최근 발생한 경찰관 비위에 대해 조직의 신뢰를 깨뜨리는 부끄러운 사건이라며 재발 방지를 당부했다.

임 청장은 지난 14일 퇴근 무렵 내부망에 올린 서한문에서 "최근 직원들의 자체사고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찰관의 의무위반은 개인의 일탈 문제를 떠나 광주경찰 전체의 신뢰를 깨뜨리는 심히 부끄러운 일이다"고 밝혔다.

이어 "의무위반 예방을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각 부서장의 책임감 있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한문에는 최근 발생한 7월 광산서 간부 피의자 도주 부실 대처, 7월 동부서 과장급 간부 부하직원들 대상 갑질, 8월 동부서 계장급 간부 근무지 이탈, 9월 서부서 간부 자전거 절도 등 의무위반 사례들이 열거됐다.

임 청장은 앞서 계장급(경정) 직원이 해오던 대면 결재를 과장급(총경)으로 격상시키고, 관내 경찰서장(총경) 회의도 월 1회 정기적으로 주재하기로 했다.

이 같은 '부서장 책임제' 정착은 경찰청이 강조하는 사안으로 각 경찰청 과장급 간부들의 책임감을 높이자는 취지다.

내부에서는 총경 승진을 두고 경쟁하는 선임 계장(경정)들의 대면 결재가 줄면서 능력 입증 기회도 줄었다는 아쉬움이 있으나 업무에 소홀한 일부 과장들의 태만을 견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광주청 직원들 사이에서는 상습적인 낮잠으로 결재를 몇 시간씩 지연하는 사례와 수시로 자기 자랑과 과시를 늘어놓으면서 직원들의 업무시간을 빼앗는 사례 등 과장급 간부들의 업무 태만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임 청장은 "과장들이 책임감을 갖고 직원과 업무를 챙길 때 성과도 거양하고, 자체사고를 예방하는 데도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남경찰청도 여수경찰서에서 청소년 성매매 알선 혐의로 체포된 20대 피의자가 도주하자 15일 오전 수사·자치부장, 형사·여청과장 등이 참석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회의를 주재한 이충호 전남경찰청장은 신속한 검거가 최우선이란 점을 강조하면서도 피의자 부실 관리에 대한 원인 분석과 대책을 주문했다.

이 청장은 "피의자는 항상 도주를 생각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경찰의 기본적인 복무 자세와 관련된 것이다"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할 형사들이 생기지 말아야할 사건에 동원되면 경력이 낭비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기능에서 피의자 관리와 호송에 관해 전반적으로 점검을 다시 하고, 원인 분석과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피의자가 검거되는 대로 수사감찰을 통해 피의자 도주 과정의 잘못을 살피고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안현주기자 press@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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