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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떠나보냈지만, 진실은 아직 오지 않았다."
얼마 전,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딸을 잃었던 유가족의 안타까운 부고를 접했다. 사랑하는 자녀의 죽음 앞에서 1년 가까이 '왜'라는 질문을 던졌지만, 단 하나의 명확한 진실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야 했던 아버지의 비통한 외침은 진실을 염원하는 우리 모두의 가슴에 깊은 슬픔과 무거운 책임감을 남긴다. 이 참사의 진실이 제때, 제대로 규명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구조적인 모순에 있다.
사고조사를 맡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국토교통부 산하에 있다. 문제는 국토교통부가 공항시설 관리, 관제, 항공안전 정책 등 참사의 원인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책임질 가능성이 있는 주무 부처라는 점이다.
결국, 국토부의 산하 기관인 사조위가 국토부를 조사하는 것은 그야말로 '셀프 조사' 구조이다. 유가족들은 참사 직후부터 이 구조가 독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줄곧 지적해왔다. 실제로 경찰이 이미 국토부 관련자 18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입건한 점은 유가족의 걱정이 결코 기우가 아니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셀프조사에 불투명성까지 산넘어산이다. 구조적인 문제를 넘어, 조사 과정에서 사조위의 활동 자체도 유가족들의 강력한 불신을 사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정보 독점과 불투명성 때문이다.
사조위는 핵심 자료인 조종실 음성녹음장치(CVR)와 비행 기록 장치(FDR), 기록의 공개를 1년째 거부하고 있다. 이 정보들은 참사 원인을 분석할 수 있는 기초 중의 기초 데이터이다. 사고 직전 4분간의 블렉박스 기록이 없는 상황에서 이들 기록 공개를 하는 것은 진상규명을 위한 필수적인 것이다. 그러나 사조위는 '사고조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모호한 이유로 비공개 원칙을 고수한다.
이는 12·29 참사 특별법의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다. 특별법은 유가족의 정보 접근권을 명시하고, 다른 법률보다 우선 적용되며, 정당한 사유 없는 자료 비공개를 허용하지 않는다. 최소한의 정보조차 공개되지 않는다면 진상규명의 공론화는 첫 단추부터 막혀버릴 수밖에 없다. 유가족은 진상규명의 구경꾼이 아니다. 정보를 공유하고 사고 원인을 함께 밝혀가는 조사 활동의 주체이다. 핵심 정보에서 소외된 유가족들이 "도대체 무엇을 조사하고 있느냐"고 항의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결론을 정해놓은 듯한 '조종사 책임론' 발표를 유족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사조위는 지난 7월 중간발표에서 '좌측 엔진 정지'의 원인을 조종사의 책임으로 단정 지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사고의 원인은 기체 결함, 공항 시설의 구조적 문제, 로컬라이저 위치, 조류 관리 부실 등 다양하고 종합적인 요인일 수 있다. 그런데 객관적인 근거 제시 없이 특정 원인만을 부각하는 발표는 '결론을 미리 정하고 발표한 것 아니냐'는 강력한 불신을 낳았다. 조사기관은 결론을 미리 정하고 조사 과정을 그 결론에 짜 맞추려 했다는 비판을 가장 피해야 한다. 사조위의 발표는 스스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런 상황에서 의혹만 키우는 '일방통행식 공청회'를 강행하겠단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조위가 핵심 자료 비공개, 사실조사보고서 부재 등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오는 12월 4일과 5일 공청회를 서둘러 강행하려는 모습은 의혹을 더욱 키운다.
외부 전문가 질의 시간을 15분으로 제한한 일방적인 설명회 구조는 '공청회'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사전에 음성 기록과 비행 기록 등 기초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합리적인 질문과 토론은 불가능하다. 이는 유가족의 의견을 청취하려는 절차가 아니라, 사조위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피력하려는 '일방통행식 요식 절차'일 뿐이다. 유가족들이 공청회를 강력히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국회는 이번주에 사조위를 국토부로부터 분리해 총리실 산하 독립 기구로 이관하는 법 개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는 입법부조차 지금의 구조로는 공정성을 확보할 수 없음을 인정한 명백한 방증이다. 이러한 시점에 서둘러 절차를 강행하는 것은 "의혹을 잠재우는" 것이 아니라 "의혹을 키우는" 결과만을 낳을 것이다. 사조위는 이제 조사를 중단하고, 새로운 설치될 중립 기구에 진상규명 과제을 넘겨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1년이 지나도록 왜 진실은 오지 않는가? 그리고 이 구조적 모순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무안공항의 정상 개항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새로운 하늘길이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같다. 그러나 하늘길이 다시 열리기 위한 전제조건은 단 하나, 바로 '안전한 공항'이라는 국민적 믿음이다. 이 믿음은 오직 독립된 조사, 투명한 자료 공개, 책임자에 대한 마땅한 처벌을 통해서만 확보될 수 있다. 조사가 편향되었거나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채 내려진 결론과 재발방지책은 결코 신뢰받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공청회 강행이 아니다. 먼저 사조위가 국토부로부터 독립되고, 핵심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어 진상규명이 공론화되며, 유가족과 전문가가 함께하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 진실은 희생자들의 당연한 권리이자, 이 사회 전체가 안전한 하늘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공공의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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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대삼 광주광역시사회서비스원장
광주와 전남의 행정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별시의 위상에 인구 320만, GDRP(지역 내 총생산) 150조원 규모다. 단순한 행정구역의 물리적 결합을 넘어,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하고 인구 소멸이라는 절박한 위기 앞에 펼쳐진 시대적 돌파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행정이 하나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도장을 합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삶을 지탱하는 모든 시스템의 전환을 의미한다.그중에서도 시민의 체감도가 가장 높은 '사회서비스'는 통합의 당위성을 증명할 핵심 분야라 할 수 있다.필자는 광주사회서비스원의 원장으로서 이번 통합이 가져올 사회서비스 생태계의 질적 도약과 그 기대효과를 세 가지 관점에서 짚어보고자 한다.첫째, 행정 경계를 넘어서는 '복지 주권'의 확립이다.예부터 '광주와 전남은 하나'라고 외쳐왔지만, 정작 시민의 삶과 사회서비스 현장에서는 행정 경계라는 보이지 않는 벽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일례로 전남에 살며 광주로 출퇴근하는 부모는 아이를 광주의 돌봄 시설에 맡기고 싶어도 '주소지 우선'이라는 벽에 부딪혀왔다.광주에 사는 자녀가 전남에 계신 노부모님을 위해 복지서비스를 신청하려 해도 지자체별로 기준과 절차가 달라 혼란을 겪거나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화순·담양 등 빛고을노인건강타운, 효령노인복지타운이 코 앞에 있더라도, 행정구역의 문제로 대한민국을 넘어 동양 최고라는 노인여가시설을 맘껏 이용할 수 없는 불편 또한 적지 않았다.행정통합은 이러한 행정의 불편함을 걷어내는 과정이다.행정 칸막이를 과감히 없애 시민들이 거주지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나 고품질의 사회서비스를 누리며 '보편적 복지권'을 보장받는 대전환의 시작이 될 것이다.두 번째, '규모의 경제'를 통한 사회서비스의 고도화와 전문화다.광주는 수준높은 돌봄 인프라와 전문 인력, 그리고 광주다움통합돌봄이라는 선진적 돌봄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전남은 초고령사회에 대응한 풍부한 현장 데이터와 서비스 수요를 갖고 있다. 이 두 자산이 통합한다면 그 시너지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이중에서도 특히 광주의 스마트복지기술(AI돌봄 등)과 전남의 지역 밀착형 복지 모델이 결합된다면, 복지로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초광역 복지 모델'을 수월하게 그려볼 수 있다.광주다움통합돌봄이 입법을 통해 광주를 넘어 대한민국 돌봄서비스의 표준이 된 것처럼 또 한번의 복지 서비스 표준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각 지역과 인구 특성을 고려한 돌봄서비스를 더욱 정교하게 설계할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다.셋째, 사회서비스가 지역 소멸을 막는 '정주 여건'의 핵심으로 자리할 수 있다.기업 유치와 경제적 통합도 중요하지만, 정작 사람이 살고싶은 지역이 되기 위해서는 탄탄한 복지 안전망이 필수적이다. 아무리 일자리가 많아도 아이를 맡길 곳이 없고 어르신을 모실 인프라가 부족하다면 인구 유입을 기대할 수 없다. 행정 통합은 강력한 권한과 예산을 바탕으로 도시와 농어촌이 공생하는 '유기적 복지 전달체계'를 만들어줄 것이다. 이 지점에서 특별히 간과하지 않아야 할 것은 통합의 완성이 '따뜻한 공동체'의 회복이라는 점이다.통합이 단순히 효율성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광주와 전남이 한 뿌리임을 확인하고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정서적 공동체로의 회귀라는 점을 각인해야 한다.그 여정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의 삶'이 있어야 하며, 그 삶을 돌보는 사회서비스가 견고한 연결고리가 돼야 한다.광주사회서비스원은 광주와 전남이 상생 발전하는 복지 생태계를 구축해, 광주전남특별시민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지는 통합의 마중물 역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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