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교육이 마침내 10년만에 자긍심을 되찾았다. '불수능'이라 불릴 만큼 어려웠던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광주 서석고 3학년 최장우 학생이 전 과목 만점을 기록하며 지역 교육계에 강한 울림을 남겼다. 개인의 성취를 넘어 광주 교육에 드리워졌던 의구심을 걷어내고, 공교육의 힘을 다시 입증한 상징적 사건이다.
특히 최장우 학생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학교 수업·독서·자기주도 학습이라는 정공법으로 정상에 올랐다는 점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이는 지역사회가 오랜 시간 기다려온 공교육의 모범 사례이자, 학생·교사·학교가 함께 구축한 교육 생태계의 결실이다. 학교 안의 자원을 충실히 활용한 학습이 수능이라는 가장 엄정한 평가에서 최고 점수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공교육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광주는 그동안 부진한 학업 성취도 문제로 여러 차례 도마에 올랐다. 전국 평균과의 차이가 부각될 때마다 '광주 교육 위기론'이 반복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현장의 교사와 학생들은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켜 왔고, 이번 만점 소식은 그들의 노력과 헌신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성취가 됐다.
이번 결과는 광주시교육청이 강조해 온 교육 철학의 실효성을 확인하는 계기로도 의미가 크다. 특히 수능 만점은 교육청이 꾸준히 추진해 온 '다양한 실력' 기조가 현장에서 성과로 나타난 사례로 보여진다. 인문학적 소양과 시민성, 문제 해결력처럼 단순히 점수로 환산하기 어려운 역량을 길러 온 과정이 학업 성취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학생의 잠재력을 균형 있게 확장시키는 기반이 되었음을 증명한다.
만점의 영광은 단순한 뉴스가 아니다. 공교육이 여전히 최고 성취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기록이다. 학교 교육의 힘과 교사의 지도력, 학생의 자기주도성, 공교육 시스템의 탄탄함을 지역사회가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가 뿌리내릴 때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광주는 지금 교육의 전환점에 서 있다. 이번 성취가 광주 교육의 새로운 도약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10년이 달라질 것이다. 광주 교육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미래 인재를 키우는 교육 도시로 다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수능이라는 긴 여정을 견딘 학생들과 묵묵히 현장을 지켜온 교사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한경국 취재3본부 차장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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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다시 한뿌리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광주·전남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김영록 전남지사, 강기정 광주시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와 전남은 오랫동안 '한뿌리'였다. 그러나 1986년 11월 광주가 직할시로 승격되며 분리된 이후, 두 지역은 다른 길을 걸어왔다. 그로부터 40년. 다시 광주와 전남이 행정통합이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분리 후 광주와 전남은 서로 다른 색깔로 성장해왔다.광주는 도시 기능을 중심으로 행정·산업·문화의 거점으로 자리 잡았고, 전남은 농수산업과 에너지, 관광을 기반으로 지역 경제를 지탱해왔다.하지만 분리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한계도 분명해졌다. 수도권 집중은 가속화됐고, 인구 감소와 고령화, 산업 공동화라는 지방 소멸의 그림자는 광주와 전남 모두를 덮쳤다.이제 다시 통합을 논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행정통합은 단순히 조직을 합치는 문제가 아니다.침체된 지방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선택이며,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다. 광주와 전남이 각자도생의 길을 걷기에는 지역이 처한 현실이 너무 녹록지 않다. 인구와 재정, 산업과 인프라를 하나의 틀로 묶어야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통합이 이뤄진다면 기대 효과는 적지 않다. 인구 320만명이 넘는 초광역 자치단체는 국가 정책과 재정 배분에서 더 큰 발언권을 갖게 된다.산업 측면에서도 광주의 인공지능·첨단산업과 전남의 에너지·농수산·해양자원이 결합해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 수 있다. 교통·의료·교육 등 생활 인프라도 광역 단위에서 재편돼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생'이다. 통합이 어느 한쪽의 흡수나 희생으로 비쳐서는 안된다.지역 간 균형발전과 역할 분담이 명확히 설계돼야 하고,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통합 이후의 청사진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릴 것이다.40년의 분리는 서로를 낯설게 만들기도 했다.그러나 광주와 전남은 역사적으로, 정서적으로, 그리고 생활 속에서 이미 하나의 공동체였다. 행정통합은 그 공동체성을 제도적으로 회복하는 과정이다.지방이 살아야 국가가 산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는 선택이 되길 기대한다. 한뿌리에서 다시 시작하는 이 도전이 침체된 지역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본다. 이정민 취재1본부 차장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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