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손수 도시락·현수막 준비
교사들 일일이 이름 불러 격려
"긴장 말고 평소대로만 하길"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3일 오전 26지구 제34시험장인 광주 남구 대성여자고등학교 앞에는 수험생을 향한 따뜻한 응원이 이어졌다. 과거처럼 큰 규모의 응원전은 사라졌지만, 가족과 지인들이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거나 가볍게 포옹하며 진심을 전하는 모습이었다.
가족들은 도시락과 담요 등을 챙겨주며 "잘할 수 있어", "긴장하지 마", "파이팅" 등 짧은 응원의 말을 건넸다. 일부는 수험생보다 더 긴장한 표정이었다.

그 가운데 이모·삼촌·사촌동생 등이 단체로 시험장을 찾은 수험생 송예원양의 가족이 눈에 띄었다.
송양의 이모 최주아(45)씨의 손에는 직접 만든 도시락 가방이 들려 있었다. 송양이 좋아하는 떡갈비와 햄 등을 정성스레 챙겨온 것이다. 최씨는 "첫 조카가 이렇게 수능을 본다고 하니 기특하면서도 떨린다"며 "딸도 사촌언니 응원하러 가자고 해서 함께 나왔다.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최씨의 딸 장서우(17)양은 "평소 친하게 지내는 사촌언니라 직접 힘이 되어주고 싶었다"며 "언니가 잘 보고 나중에 내가 시험을 볼 때 '꿀팁'을 전수해 주면 좋겠다"고 웃었다.
삼촌 최윤우(32)씨는 송양의 얼굴 사진과 '우윳빛깔 송예원', '떨지 말고 화이팅' 문구가 적힌 작은 현수막을 들고 서 있었다. 다른 수험생들과 교사들은 최씨의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최씨는 "조금이라도 긴장을 덜었으면 해서 일부러 웃긴 사진을 골랐다"며 "보온병, 간식 꾸러미도 준비했다. 오늘 저녁 함께 밥 먹으며 이야기 나눌 계획"이라고 전했다.
각 고등학교 담임 교사들도 일찍 나와 학생들을 맞았다. 정문 앞에서 얼굴을 일일이 확인해 이름을 불러주자, 긴장한 표정이던 학생들도 환하게 웃으며 달려왔다. "찍은 거 다 맞을 거야", "잘 보고 와" 같은 격려가 이어졌고, 학생들은 "100점 맞고 올게요!"라고 기세 있게 답했다.

설월여고 3학년 담임 박영덕(58) 교사는 '백점만점' 글귀가 적힌 엿을 학생들에게 하나씩 건네며 포옹했다. 박 교사는 "이 시험장에 설월여고 학생 85명이 배정됐다. 고3 담임을 여러 번 맡았지만 수능 날은 매번 내 일처럼 떨린다"며 "3년 동안 함께한 아이들이라 어떤 과목을 선택했고 어떤 대학을 지원했는지 모두 기억난다. 엿처럼 대학에 '딱' 붙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형진우 수피아여자고등학교 3학년 부장 교사는 "교육과정 개편을 앞두고 있어 재학생들은 올해 시험에 대한 압박이 크다"며 "특히 긴장한 학생들이 많아 전날 '평소 실력대로만 해라'고 다독였다. 결과와 상관없이 경험의 과정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대성여자중학교 당직전담원 나건용씨는 정문 앞에서 "어서 오세요"라며 학생들을 맞았다. 나씨는 "특별한 날에 당직을 서게 돼 의미가 크다"며 "긴장을 풀 수 있도록 가볍게 인사를 건네는데, 학생들이 미소로 화답해 줘서 오히려 힘을 얻는다"고 웃어 보였다.
시험장 인근 주민 정모(64)씨도 조용히 학생들을 응원했다. 첫 자녀가 대성여고에서 수능을 봤던 기억 때문에 매년 이곳을 찾는다는 그는 "직접 보면 더 힘찬 기운을 느낄 수 있다"며 "큰애가 여기서 시험을 봐서 더 애틋하다. 부담될까 봐 말을 건네진 않지만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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