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약수터) 종묘

입력 2025.11.12. 18:27 김혜진 기자
김혜진 취재3본부 차장

종묘는 조선,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국가 사당이다. 조선 태조 4년인 1395년 만들어졌으며 지난 1995년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최근 종묘는 '핫플레이스'다. 인근 세운4구역 개발과 관련해 서울시와 정부가 부딪히면서다.

서울시는 오랜 시간 재개발하지 못하고 방치된 세운구역의 개발을 위해서 고층 건설을 허가하겠다는 입장이며 정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인근 지역에는 고층 건물 인허가는 없음을 보장해야한다는 유네스코와의 약속에 따라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각자의 명분은 뚜렷하다. 서울시는 세운4구역은 문화재 반경 100m를 넘어선 곳에 있어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노후화한 세운상가를 철거하고 이곳에 녹지 구역을 확보하면 종묘가 더욱 빛날 수 있으나 이주 비용 등의 막대한 비용을 세금으로 지출하기 보다 고층 건물을 허가해 사업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세운상가는 인근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으며 오래된 건물이 도시 미관을 헤치고 있어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좋지 않은 인상을 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국가유산청 등 정부와 관련 학계는 대한민국 세계문화유산 1호인 종묘의 가치를 훼손하는 재개발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법적 경계를 벗어난 지역이라 하더라도 바로 인접한 지역인만큼 종묘 경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사 건축인 종묘의 하늘과 시야를 가리는 것은 종묘의 가치와 존엄을 훼손하는 행위라는 설명이다.

지난 6일 대법원은 '문화재 반경 100m를 넘어선 곳에서 개발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 국가유산청과 협의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판결을 했다.

그럼에도 정부 등은 서울시의 고층 개발을 규탄하는 입장이다. 이에 12일에는 세운4구역 토지주인들이 재개발을 더이상 막으면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

복잡한 논리가 부딪히고 있는 종묘. 종묘의 가치도 가치이지만 이 재개발 논리에서 웃는 이는 누구일까. 시민과 국민, 종묘를 위한 재개발일까.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