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는 원래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사용하던 식물이었다. 이 식물의 효능을 일찍이 알아차린 원주민들은 담배를 재배해 의례 혹은 약용 등에 사용했다. 신대륙을 발견한 콜롬버스를 통해 유럽에 소개된 담배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것은 아메리카를 오가는 스페인과 포르투칼 선원들에 의해서였다. 당시에는 두통이나 위장병 치료제로 알려졌다.
담배가 일상으로 파고든 것은 산업혁명의 영향이 크다. 19세기 말 기계식 담배 제조기가 도입되면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고 1·2차 세계대전 당시 군인들에게 보급되며 대중화가 가속화됐다. 우리나라에는 조선시대에 '남초'(南草)라는 이름으로 들어와 17세기 이후에는 신분과 관계없이 즐기는 기호품이 됐다.
담배의 주된 성분인 니코틴(Nicotine)은 담뱃잎에 들어 있는 알칼리성 유기물 중 하나다. 1550년대 담배씨를 파리로 보낸 포르투갈 주재 프랑스 대사 장 니코(Jean Nico)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처음 약재로 여겨졌던 담배를 유럽 귀족들은 건강 회복, 스트레스 해소 수단으로 즐겼다. 니코틴은 유리상태에서 산소를 포함하지 않는 소수의 액상 알칼로이드의 일종으로 무색이며 맹독성이 있다. 실제 담배 부산물에서 대량으로 얻어지는 니코틴은 살충제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담배 유해성 논란이 대두되면서 대체제로 등장한 것이 전자담배다. 2003년 중국의 한 약사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전자담배는 처음 '금연'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담배의 여러 성분 가운데 니코틴만을 흡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전자제품으로 액상형과 궐련형으로 나뉜다.
그동안 액상형 전자담배는 담배에서 제외됐다. 1988년 제정된 담배사업법에 따르면 담배의 정의를 '연초의 잎'으로 규정해서다. 하지만 최근 37년만에 담배의 정의를 '연초' 또는 '니코틴'으로 확대하는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액상형 전자담배도 담배로 분류될 전망이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현행법상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자판기나 학교 인근에서도 판매가 가능했다. 이 때문에 예쁘고 세련된 디자인과 각종 가향 첨가물로 청소년들 사이에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루빨리 개정된 담배사업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어 전자담배에 대한 안일한 인식을 바꾸고 무엇보다 청소년 흡연율 감소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윤주지역사회에디터 storyboard@mdilbo.com
-
(약수터) 포스트 노잼광주 담론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거리 풍경.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지난 수년간, 그러니깐 2020년대 초중반 광주를 지배한 담론은 '광주 낙후론', '노잼광주론'이다. '광주 낙후론'이 대개 '경부축'을 중심으로 한 산업·자본 편중과 대비해 '호남 소외'라는 걸 부각하는 것이라면, 노잼광주론은 문제 해결 능력 '불능'에 가까운 우리 내부를 향한 성찰에 가깝다. 호남 낙후가 다시 내부의 비정상적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어 노잼광주를 만든다는 점에서 이 둘은 쌍둥이에 가까운 담론이기도 하다.사실 두 담론은 광주가 다양성이 취약한 데서 비롯된다. 다양성이 높은 도시일수록, 지역일수록 발전의 속도가 다르다. 경쟁력 있는 세계 유명 도시 대부분이 항구라는 사실은 무역에 유리하다는 지형적 특성도 있지만, 다양한 DNA 유입이 바탕에 됐다는 걸 보여준다. 유전적 다양성이 진화를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지금 광주는 유전적 동질성이 두드러진다. 호남을 배제하는 국토발전 결과 많은 인구가 빠져나갔는데, 그만큼 들어온 외지인은 없었다. 동질성이 강하니, 공동체 정신은 있지만 이해관계가 얽힌다. 이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풀어내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걸 의미한다. 이해관계가 얽히니 풀어가기보다는 덮어둔다. 신안에서 이른바 '염전노예'(노동착취)가 발생했을 때 온 마을이 침묵하거나 혹은 협조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갇힌 사회일수록 보편적 관점에서의 비정상과 정상의 경계는 무너진다.2021년 대선 때 발생한 복합쇼핑몰 논쟁은 우리 지역의 '문제 해결 능력', 즉 거버넌스 작동 구조가 얼마나 후진가를 보여주는 문제였다. 문제를 풀어내지 않고 덮어두는 데 익숙했던 우리 지역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을 뿐이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도시는 재차 낙후하고 노잼이 될 수밖에 없다. 재밌는 아이디어가 나와도 그 아이디어를 실행해 낼 '거버넌스'가 불능이기 때문이다.이 같은 상황에서 광주에 필요한 리더십은 문제를 덮어 놓지 않고, 해결할 리더십이었다. 지난 2022년 민주당 경선에서 강기정 현 광주시장이 '빠른 추진력', '밀린 숙제'를 내세운 건 자연스러운 맥락이었다.하지만 광주 도시 담론의 지형은 그사이 바뀌었다. 광주 낙후론은 여전히 작동하지만, 노잼광주론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광주에 기반한 유명 유튜브 채널인 '노잼광주'도 '채널광주'로 이름을 바꿨다. 새로운 담론이 떠오르고 있다는 뜻이다.그렇다면 새로운 담론은 뭘까? '더현대 서울'보다도 1.5배가 크다는 '더현대 광주'가 들어서기로 하는 지금, 거대하고 고급스러운 경험의 단일 공간 욕구는 충족된다. 그렇다면 이제 대규모 개발 그 너머의 단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욕구가 쏟아질 것이다. 그건 필시 '도시 경험'일 것이다. 즉, 도시를 경험하는 방식에서 한 단계 높은 수준을 요구한다는 의미다. 어쩌다가 한 번 가는 공간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적으로 걷고 머물고 소비하는 공간의 '품질'이다.도시경험의 품질이 시민 삶의 질을 올리고, 더 많은 인재를 광주로 오게 할 수 있다. 그건 선택이 아니라 도시경쟁력의 필수적 조건이다. 유아차를 끌고도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보도 환경, 폭염·폭우 등 자연재난에도 끄떡없는 기반시설, 주거지 인근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변 공간, AI 기반으로 정교해진 교통·생활 서비스, 일상적으로도 즐길 수 있는 개성 있는 동네 상권 등…. 시민이 매일 사용하는 공간의 품질이 곧 도시의 매력도가 되는 시대다. 도시에서 겪는 경험이 매력적이지 않은데, 인재 유입을 바라는 건 욕심이다. 포스트 노잼광주 담론이 도시경험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새 담론을 받아들일 리더십을 기대한다.이삼섭 취재1본부 차장대우 seobi@mdilbo.com
- · (약수터) 킥라니보다 차라니가 무섭다
- · (약수터) 광주 복합쇼핑몰이 윤석열 작품이라니···
- · (약수터) 강기정 시장의 눈물
- · (약수터) 동남아 포비아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