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평론가 사회로 진행
'문학들 20년' 코너 마련해
그동안의 발자취 짚어봐

종합문예지 계간 '문학들'(발행인 송광룡)이 창간 2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개최한다.
'문학들'은 오는 14일 오후 4시30분 광주 동구 미로센터 미로극장에서 창간 20주년 기념식을 진행한다.
2005년 가을호로 첫발을 내디딘 '문학들'은 침체된 지역 문학의 활로를 모색하고 한국문학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자 창간됐다. 이후 첨예한 문학 담론을 제시하고 수준 높은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며 지역을 넘어 한국 문단에서도 의미 있는 목소리를 내왔다.
이날 기념식은 김영삼 문학평론가('문학들' 편집위원)의 사회로 진행된다. 행사는 채희윤 소설가('문학들' 편집인)의 개회사와 인사말로 문을 연 뒤, 한국 문단의 원로인 김준태 시인과 나종영 시인의 격려사가 이어져 '문학들'의 20년을 축하할 예정이다.
이어 '사진으로 보는 문학들 20년' 코너를 마련해 문학지가 걸어온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김형중 문학평론가(편집위원)가 경과보고를 통해 지난 20년의 주요 활동을 정리하며, 조진태 시인(오월문예연구소장)이 '계간 문학들과 나'를 주제로 특별 발표를 진행해 문학 공동체로서의 '문학들'과의 깊은 인연을 나눌 예정이다.
문학적 감성을 나누는 시 낭송 순서도 마련됐다. 최미정 시인이 '홈커밍'을, 신남영 시인이 '늦가을 저 갈가마귀는'을, 전경숙 시인이 '시중유화'를 낭송하며 문학의 언어로 교감의 시간을 이어간다.
이어 '2024 올해의 작품상' 시상식이 진행돼 그간의 문학적 성과를 기린다. 지난해 수상작으로는 한종근 시인의 시 '물 한 잔이 놓여 있다'가 선정됐다.

모든 공식 행사가 마무리된 뒤에는 송광룡 발행인이 단상에 올라 새로운 편집진을 소개하고 '문학들'의 다음 20년을 향한 비전을 밝힌다. 기념촬영을 끝으로 행사는 마무리될 예정이다.
창간 이래 '문학들'은 고재종·나종영·임동확 시인, 이화경·채희윤 소설가, 김형중 평론가 등 역량 있는 문인들이 편집진으로 참여하며 탄탄한 기틀을 다졌다. 이후 박구용(철학), 윤수종(사회학), 임경규(영문학), 이영진(인류학) 등 인문·사회 분야 전문가들도 합류해 문학의 외연을 확장했다. 그들은 우리 사회의 소수자 문제와 '광주'라는 지역성을 새롭게 탐구하며, 문학의 사회적 역할과 비전을 꾸준히 모색해왔다.
최근 발행한 '혁신호(통권 81호)'는 지난 20년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문학들'의 다음 좌표를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좌담 '좌표들'에서는 지난 궤적과 향후 과제를 짚었으며, '질문들'에서는 "불법 계엄 이후 문학은 어떻게 법 바깥을 꿈꾸는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함돈균, 서준환, 송경동의 글을 실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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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가난의 길을 걷는 순명의 삶
시는 때로 그리움과 회한, 눈물을 머금고 피어난다.무등일보 신춘문예 출신 함진원 시인의 시에는 살아온 시간과 삶의 불안, 우울을 이겨낸 삶의 편린이 녹아 있다.시력 30년을 맞은 함진원 시인이 네 번째 시집 '가만히 불러 보는 이름'(문학들刊)을 펴냈다. 60편의 시를 총 4부에 담았다.이번 시집은 개인적이고 실존적인 여러 고통을 사회의식과 종교적 신앙으로 승화시키려는 의지의 산물이다.이는 시인이 얼마나 강한 의지로 이 고단한 인생의 강을 건너가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그의 실존의식은 철학적인 깊이에까지 천착, 감동적 사유를 완성했고 개인의 문제를 사회문제에까지 결부시켜 삶의 고독을 이웃에 대한 연대로 극복해 내려는 안간힘을 경이로운 시적 성취로 풀어냈다."너무 오래 머물렀습니다/ 가만히 불러 보는 이름이 있어서/ 다행인 요즘/ 섬기는 일도, 사랑할 일도/ 잠깐, 쉬었다 가는 길/ 혼자면 어떻습니까// 요모조모 힘들면 힘든 대로/ 자발적 가난을 실천 중입니다// 이제 마지막 퍼즐 한 조각만/ 맞추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사람들과 인연도, 가족에게 헌신한 시간도/ 무탈하게 지나가면 감사하지요// 조금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남루하면 남루한 대로/ 홍매화 피었는데,/ 곧 사과꽃 소식 기다리는 중입니다"(시 '누구신지요' 전문)겸허하고 청빈한 자연의 섭리에 따라 삶 속에서 꽃소식을 들으며 살겠다는 다짐이다.고재종 시인은 그것을 "섬기고 사랑하고 자발적 가난의 길을 가는 순명의 삶"이라고 명명했다.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실존적 불안과 우울 그리고 타나토스(그리스 로마 신화의 죽음의 신)를 사회정치학적 상상력으로 거뜬히 이겨내며 삶을 다진다. 그런데 그 다진 삶이 어떤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세속적 방식이라기보다, 섬기고 사랑하고 자발적 가난의 길을 가는 자체다. 그래서 사람들과의 인연도, 가족에게 헌신하는 시간도 힘들면 힘든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가꾸며 홍매화 피고 사과꽃 기다리는 자연의 이법을 따르고자 한다. 바로 그것이 '가만히 불러 보는 이름'의 그분에게 '섬기는 일' '사랑하는 일'이다.함진원 시인은 "오랜 겨울을 보내면서 마음은 의지할 데 없이 쓸쓸했지만, 고요가 깃들면서 캄캄한 밤은 지나고 아침이 왔다"며 "아침이 오는 길목에 꽃씨를 심으려고 한다. 힘들고 지친 순한 사람들과 환하게 웃고 싶다"고 말했다.그는 함평에서 태어나 조선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시 '그해 여름의 사투리 調'가 당선,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인적 드문 숲길은 시작되었네', '푸성귀 한 잎 집으로 가고 있다', '눈 맑은 낙타를 만났다'를 펴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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