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카오카무·베트남 반미 등
다양한 아시아 음식 부스 ‘북적’
전통 악기 연주·합창 박수갈채
어린이화가 초상화 기부행사도
“비행기 타고 외국 온 것 같아요”

"처음 보는 아시아 음식도 맛있었고,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내년에도 또 하면 좋겠어요."
추석 연휴 기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에서 진행된 '2025 아시아문화주간'(10월1~4일) 행사는 다양한 아시아 음식문화, 생활소품, 전통 음악 공연 등을 선보여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다.
추석 연휴가 한창인 4일 낮, ACC 하늘마당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시아문화광장 방면으로 내려가자 생소한 감성의 현악기 연주가 들려오고, 향신료의 향기가 후각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아시아문화광장에 들어서면 문화창조원 앞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날은 지난 1일부터 운영한 ACC의 아시아문화교류 축제 '2025 아시아문화주간'의 마지막 날이었다. 평소 주말에도 다양한 행사와 전시를 보기 위해 많은 방문객이 들르지만, 이날은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 단위로 찾은 방문객이 많았다.
아시아문화주간 행사장에서는 음식과 체험, 생활소품 등을 선보이는 '아시아 아트마켓'이 운영 중이었다. 이 중 단연 인기가 많은 곳은 문화창조원 앞에 설치된 '푸드&드링크(F&B)' 구역이었다. 이곳에서는 태국식 족발덮밥 '카오카무', 베트남 샌드위치 '반미', 인도네시아의 드립커피, 우즈베키스탄 고기만두 '삼사', 튀르키예 '케밥', 홍콩 와플 등 다양한 아시아 국가의 음식들을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었다. 참여 부스에는 서울 이태원의 '알페도'뿐만 아니라 광주 지역 업체들도 함께 했다. 광산구 월곡동의 '탄드르', 상무지구의 '인도야시장', 타코야끼 전문점 '오꼬다꼬' 등

시민들에게 알려진 업체의 부스들도 눈에 띄었다.
아시아문화광장 일대는 거대한 푸드코트로 바뀌었다. 자녀들이 아기새 마냥 먼저 자리를 잡고 기다리면 부모들이 각종 부스에 줄을 서서 음식을 공수해 오는 진풍경이 여기저기서 펼쳐졌다. 부스 바로 앞에 마련된 테이블도 있었지만, 많은 방문객들이 자리를 잡은 곳은 다양한 연계 공연이 펼쳐지는 예술극장 빅도어 무대였다.

행사 기간 ACC에서는 아시아 전역의 무용을 영상으로 접하는 'ACC 아시아 스크린댄스'와, '한-중앙아 문화의 날'을 기념한 중앙아시아 4개국 전통공연이 진행됐다. 이날 빅도어 무대에서는 카자흐스탄 국립 필하모닉 '잠빌', 키르기스스탄 전통음악 공연단 '루카니야트', 타지키스탄 국립 앙상블 '팔락', 우즈베키스탄 국립 필하모닉 '부하라'가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소율(12)양은 "음식만 먹을 수 있는 게 아니고 독특한 음악도 함께 들을 수 있어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가족들과 다 함께 나들이를 나왔는데 마치 비행기를 타고 외국의 시장으로 여행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장인들의 생활소품과 전통 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리빙&라이프스타일 마켓'은 우천으로 인해 예술극장 내부에서 진행됐다. 향신료 인센스 만들기, 실팔찌 만들기 같은 독특한 체험 부스가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전통 타이 마사지 체험존에서는 15분의 짧은 시간에도 큰 효과를 본 듯, 방문객들이 엄지를 치켜세우며 연신 "시원하다"고 말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어린이들이 방문객들의 초상화를 그려준 후 판매 수익을 기부하는 '어린이 작가 캐리커처 그리기'도 진행됐다. 일일 화가로 나선 '라뜰리에 미술학원' 원생들은 "오늘 내가 8천원이나 기부했어"라며 부모님에게 자랑했으며, 그들이 그린 어설픈 초상화는 모델이 된 어른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7살 아들과 ACC에 들른 임정곤(48)씨는 "원래 다른 전시를 보러 왔는데 부스에서 맛있는 음식도 팔고 신기한 체험도 많이 보여서, 정작 전시는 못 보고 아이가 여기에서 발을 못 떼고 있다"며 "생소한 아시아 국가 문화를 아이에게 접하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앞으로도 ACC에서 이런 행사를 많이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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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크록·댄스 결합한 흥보가···새로운 대표 K-콘텐츠로
22일 프레스콜에서 선보인 ACC '제비노정기: 시리렁시리렁' 공연 모습판소리 '흥보가' 속 박 타는 '시리렁 시리렁' 소리가 구성진 목소리로 울려 퍼진다. 하지만 바탕이 되는 리듬은 우리가 흔히 아는 판소리 가락이 아니다. 드럼과 베이스의 강렬한 밴드 사운드에 흥보가 속 대사는 판소리의 '아니리'와 힙합의 '랩'을 넘나든다. 총천연색의 의상을 입은 안무가들은 익숙한 대중가요와 현대무용의 가운데에서 익살스런 줄타기를 하고, 무대 뒤 거대한 벽은 아트미디어 작품으로 변한다.전 세계에 신드롬을 일으키며 한국을 알린 '범 내려온다' 제작진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에서 다시 뭉쳤다. 22일 프레스콜에서 처음 선보인 ACC 개관 10주년 공연 '제비노정기: 시리렁 시리렁'은 단순한 판소리 융합 공연을 넘어, 눈앞에서 70분 분량의 뮤직비디오 한편을 구현했다.22일 프레스콜에서 선보인 ACC '제비노정기: 시리렁시리렁' 공연 중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안무를 선보이고 있다.이번 공연은 ACC의 대표 브랜드인 '판소리 시리즈'의 세 번째 공연이다. 수궁가 원작의 '드라곤 킹(2018)', 심청가 원작의 '두개의 눈(2021)'에 이어 흥보가 주요 대목인 박타령의 후렴구를 제목으로 삼았다.특히 '드라곤 킹' 작업을 통해 결성된 '이날치'와 독창적인 안무로 유명한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다시 뭉쳐 눈길을 끌었다. 두 단체 모두 '드라곤 킹' OST 중 하나인 '범 내려온다'가 한국관광공사의 홍보영상에 사용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날치는 각종 음악상을 휩쓸며 다양한 페스티벌 무대에 초청됐으며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는 '콜드플레이'와 뮤직비디오 협업을 하기도 했다.22일 프레스콜에서 선보인 ACC '제비노정기: 시리렁시리렁' 공연 모습이번 공연에서 이 둘을 하나로 묶은 것은 장영규 감독이다. 각자의 색채가 강한 두 집단의 개성과 매력이 그대로 드러나도록 하기 위해 장 감독은 이른바 '질서 있는 난장판'을 설계했다. 각자 음악과 안무 작업을 시작한 후 무대에서 수차례 만나 합을 맞추는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됐다.무대에는 거대한 LED 벽을 세우고 그 안에 이날치가 연주를 할 사각형 투시 공간을 만들었다. 관객의 시선은 벽 가운데의 이날치와 무대 위 댄스팀으로 번갈아가고, LED 벽에는 곡 주제에 따른 애니메이션이 모습을 드러내 두 집단의 강렬한 에너지를 하나로 모은다.이날치는 흥보가 속 박타령 앞뒤의 주요 대목을 총 14곡으로 구성했다. 흥겨운 펑크록, 감각적인 싸이키델릭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울려 퍼지고 이날치의 판소리 보컬 4인은 목소리로 장단과 음율을 만든다. 가사 중 중얼대며 반복되는 '시리렁 시리렁'과 '나가살아봐라'는 이따금씩 내지르는 '화초'는 금새 따라할 만큼 중독적인 매력을 지녔다.엠비규어스댄스컴퍼니는 총 3가지 콘셉트의 의상을 입고 다양한 안무를 펼친다. 알록달록한 등산복과 힙색을 멘 채 익숙한 대중음악 댄스를 선보이고, 화려한 하얀 자켓을 걸친 채 현대 무용의 아름다운 춤선을 구현하기도 한다. 군복과 같은 카무플라주 원단으로 구성된 옷을 입고는 일사분란한 군무를 펼친다.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음악과 보는 눈이 즐거운 안무를 감상하다보면 70분은 금새 지나간다.22일 ACC '제비노정기: 시리렁시리렁' 프레스콜 이후 인터뷰 중인 양정웅 연출(왼쪽부터), 장영규 음악감독, 김보람 안무가.공연 후 인터뷰에서 장영규 감독은 "14곡 전부다 애착이 가지만 그중 12곡을 2집 흥보가 앨범에 싣기로 했다"며 "그래도 타이틀 곡이 하나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에 '나가살아봐라'를 타이틀 곡으로 할 예정"이라고 웃어 보였다.김보람 안무가는 "모든 안무를 다 재밌게 작업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곡인 '가지마오'를 좋아한다"며 "마지막에 관객들에게 가지말고 더 놀다가 하는 아쉬움을 전하는 느낌도 있고, 심플한 안무 속에서 온전히 몸에 집중할수 있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제비노정기: 시리렁 시리렁'은 23~24일 오후 7시 30분, 24일 오후 2시 예술극장 극장 1무대에서 펼쳐진다. 예매는 ACC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가격은 R석 4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이다.글·사진=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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