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상의, 회원 단합·지역 발전 안중 없고 내부 반목·갈등만···

입력 2023.04.24. 18:41 한경국 기자
회원사 권익·애로사항 해결보다
건설·제조업간 주도권 싸움 반복
최근 3년 회원 수 급감 결속력 위기

[선거 D-1년, 상공인 위한 광주상의 회장 선출을] <상>되풀이되는 후유증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시대'를 맞아 지역경제가 위기에 몰렸다. 소비는 위축되고, 기업 부채는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이다. 수출기업마저 기대 이하 성과를 거두면서 벼랑 끝 경제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지역 경제단체를 대표하는 광주상공회의소(이하 광주상의)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내년 제25대 회장 선거를 1년여 앞두고 숱한 우여곡절을 겪어온 광주상의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앞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광주상의는 돈으로 투표권을 사서 당선되는 이른바 '돈 선거'로 그동안 심각한 후유증을 앓아왔다.

회장 선거를 둘러싼 돈 선거와 진흙탕 싸움 등으로 당선자 측과 낙선자 측간 반목이 이어지고, 건설업계와 제조업계 등으로 나누어지는 등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 건설업에서 회장직을 사실상 독차지하면서 제조업 등 다른 업종의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건설사가 광주상의 회장에 오르게 된 것은 2002년부터다. 초대회장부터 1990년대까지 지역 대표 대기업인 금호그룹이 주로 회장을 맡았지만, 17대 박정구 회장이 타계하면서 마형렬 남양건설 회장이 17대 회장을 이어 맡게 됐다.

논란은 18대 회장 선거부터 시작된다.

그동안 추대 형식으로 이어지며 조용했던 회장 선거가 연임에 나선 마 회장과 남상규 부국철강 회장 간 진흙탕 싸움으로 지역경제계가 양분됐다. 이후 지역 경제계는 상공업계 화합을 위해 합의 추대 방식으로 회장을 뽑았다.

20~21대 회장에는 박흥석 럭키산업 회장이, 22대 회장에는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23~24대 회장에는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차례로 당선됐다. 합의 추대로 회장이 선출되면서 표면적으로 분열과 갈등은 잠잠해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내홍은 여전했다. 겉보기와 달리 합의 추대 과정에서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후보자들이 치열하게 대립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경기 호황 등으로 전국적인 업체로 급성장한 지역건설업체들이 잇따라 회장직을 차지하고, 광주상의가 건설업체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제조업체 등 비건설업체들의 불만과 소외감은 높아만 갔다.

한 제조업 관계자는 "광주상의는 그동안 건설업계가 주도하면서 지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 등 기타 업종의 불만이 높았다. 그러다 보니 조직 내부도 줄서기를 하면서 지역 현안에 대해 목소리도 내지 못하는 등 본연의 역할을 못 하고 있다"며 "지역경제와 회원사들이 이처럼 어려운 상황인데, 광주상의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광주상의는 각종 실무교육과 지역 현안에 대한 성명 등을 내고 있지만 피부에 와닿는 역할은 많지 않다. 광주상의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관례적인 행사와 교육 위주로 운영되고, 지역의 현안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내거나 회원사를 위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지에 대한 물음표가 나오고 있다.

반면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지역 건설업체들이 전국적인 업체로 성장하는 등 위상이 높아지면서 광주상의 내부에서의 위상도 자연스럽게 상승하면서 회장직을 맡게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25대 회장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온갖 설과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누가 누구를 밀고 있다' 'A건설사 대 B제조업 대결' 등 벌써 회장 선거를 둘러싸고 온갖 설이 나돌고 있고, 선거전 과열과 함께 지역경제계간 갈등의 조짐까지 보인다.

오래된 갈등과 반목으로 광주상의 위상은 흔들리고 있다. 광주상의 회원수가 최근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2019년 2천665개에 달했던 회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천154개사로 3년 새 511개사나 급감했다. 광주상의 연도별 회원수는 2013년 2천108개, 2014년 2천212개, 2015년 2천351개, 2016년 2천477개, 2017년 2천612개, 2018년 2천546개, 2019년 2천665개, 2020년 2천651개, 2021년 2천550개, 2022년 2천154개 순으로 변화했다.

광주상의 관계자는 "광주상의가 양극화 됐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의원 구성이 건설업종이 많아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며 "사실 사업자체는 건설업보다 제조업 관련 사업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회원수가 줄어든 것은 마침 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회원사에게 찾아가 탈회서를 받아서 그렇다"며 "20년 가까이 회비를 내지 않고 활동도 하지 않는 회원사가 남아 있는 것은 직원들 업무 하중이 늘고 지표상 실적도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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