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칼럼] 물과 도시, 지속가능한 워터프런트 도시 재창조가 필요하다

@김경배 인하대학교 교수 입력 2024.11.28. 17:44
김경배
인하대학교 교수

초겨울이다.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지난 27일 서울 지역에 117년 만에 역대 최고치의 눈이 내리는 등 전국적으로 이례적인 폭설이 내렸다. 올해 여름, 열대야가 많았다.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되었다. 남녀노소 구별 없이 늦은 밤까지 잠을 못 자고 고생했다. 한낮 온도가 40℃를 넘어 온열 질환으로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았다. 올해 광주·전남지역에 온열질환자 449명. 가축 폐사 630만마리, 폭염 일수 27일이 발생했다.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왜 이러한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할까? 해결방법은 없을까? 고민이다.

이제 겨울이 온다. 한 달 정도 지나면 12월 추운 겨울이다. 얼마나 추운 날씨가 지속될까? 걱정이다. 너무 더웠던 올해 여름처럼, 역사상 기록을 깨는 추위가 또 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폭설, 강풍, 가뭄 등 이상기후로 인해 또 다른 인명피해와 재산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과학적으로 이상기후 현상은 온실가스로 인한 엘니뇨 현상 때문이다. 매년 엘니뇨 현상은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큰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특히 많은 인구가 집중해 사는 도시에서 이상기온 현상과 이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 인명손실과 재산피해 최소화를 위한 신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워터프런트(Waterfront)'는 물과 접하고 있는 땅을 말한다. 도시의 성격과 특성에 따라 워터프런트는 아주 다른 특성을 갖는다. 워터프런트는 항만·산단·도서·원도심과 이웃하고 있다. 워터프런트는 도시의 장소성과 역사성, 정체성을 만드는 요소이다. 워터프런트 도시 재창조를 위해서는 물의 영역과 수제선, 육지 공간에 대한 통합적 고민이 필요하다. '새로운 도시 재창조 전략'이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워터프런트 도시 재창조를 위한 첫 번째 전략은 홍수와 오염으로부터 안전하고 인간과 자연 생태계가 공존할 수 있는 공간으로 워터프런트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집중호우로 인해 단순히 콘크리트 제방을 쌓아 물을 막는 방식으로 절대 도시홍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제방 배후에 유수지를 만들어 빗물을 일시적으로 가둬두는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평상시 많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도시공원으로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현행 콘크리트 인공제방을 자연형 녹색 제방으로 바꾸는 사업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 녹색 제방은 조류, 어류, 양서류 등 소생물 서식을 위한 공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도시환경의 질적 향상을 위한 바람길과 통경축, 녹지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핵심공간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전략은 자동차 통행, 공장 유치 등 단일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제방과 배후공간을 복합기능의 새로운 선형 도시공간으로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이다. 통경축 확보를 위해 건축물은 탑상형, 또는 물길과 직각 방향으로 계획하고 도시와 물의 접합부는 통합계획을 통해 보행 연속성을 확보함으로써 활기찬 수변공간을 조성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 맥락을 고려한 장소 만들기 사업이 필요하다.

세 번째 전략은 도시를 관통하는 광역도로를 제방 하부에 설치하고, 입체 도로를 건설해서 도로에 의한 워터프런트와 도시공간의 단절 문제를 없애고 농경지 훼손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제방과 농경지, 제방과 물의 연접공간을 완만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제방으로 계획함으로써 자전거와 보행자, 공원녹지의 연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1년에 한두 번 가는 버려진 공간이 아니라 1년 365일 24시간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도시공간으로 워터프런트를 조성해야 한다.

마지막 전략은 콘크리트 제방을 걷어내고 새로운 개념의 선형 녹색제방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다. 제방을 부드럽게 타고 오르는 구릉지형 제방도시는 제방 배후의 농경지와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한국적 정취와 영속성을 느낄 수 있는 한국 고유의 수변 도시경관을 만드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도시와 농경지, 수변공간이 함께 공존하는 한국 도시경관의 특성을 살리는 새로운 도시디자인 방법이다. 한국적 구릉지를 닮은 도시, 전통적인 농경지 경관이 살아있는 도시, 그리고 24시간 체험 가능한 수변 생태 공간이 제공되는 새로운 도시경관 만들기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직 필자의 주장은 많은 부분 선언에 불과하고 객관적 검증을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영산강, 목포항 등 광주·전남지역의 워터프런트 특성을 고려한 해법 찾기가 필요하다. 다양한 시민들과 연구자, 학생, 전문가들의 더 많은 관심과 고민·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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