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칼럼] 공(公)과 사(私)의 도시공간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 ?

@오세규 전남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대한건축학회 부회장 입력 2024.06.27. 18:12
오세규 전남대 건축학부 교수
대한건축학회 부회장

도시는 공과 사적 공간의 집합체다. 도시에서 시민들의 활동은 공적, 사적 토지와 건축공간에서 이루어진다. 도시의 공적, 사적 공간의 존재 방식과 다양하게 나타난 현상들, 그리고 공존해야 하는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도시공간과 장소는 공과 사의 공간의 존재방식은 다양하다. 우리가 이용하는 시설의 용도와 성격, 그리고 장소에 따라 그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관심을 갖는 것은 공적, 사적공간의 공존방식이다. 먼저 우리 도시에서 나타난 공과 사의 공간과 장소에서 나타난 배타적 현상에 대해 몇 가지 대상을 들어 살펴보았다.

도시의 일반적인 단독주거지에서 길과 마당은 시야가 막혀있는 담장으로 단절되고 막혀있다. 내부화된 마당은 내부 주택과의 관계를 가질지언정 사회적 장소인 길과의 관계에서는 폐쇄성이 매우 높은 환경을 만들어 낸다. 단절은 시야가 들어가지 않는 우범영역을 만들고 어둡고 황량한 골목길과 열악한 주거지로의 퇴락을 가속화시킨다.

도시의 공동주택단지는 공공의 성격을 갖는 규모와 다수의 시민들의 주거환경이면서 지역민들의 공동체적 장소이지만 외딴 섬 같은 배타성이 강한 울타리와 방어적 조경, 그리고 진, 출입을 강제하는 운영을 하고 있다. 거주자들만을 위한 공간과 장소로 서비스 차량조차도 자유롭게 진입할 수 없는 경계지움을 당연시하고 있다. 단지 화는 우리 도시의 대표적인 이질적이고 일단의 넘을 수 없는 경계와 방어벽을 만들어 놓았다.

도심부의 고층건축 숲에서 제도적으로 확보되어야 할 공개공지는 보행자들의 동선과 행태와는 전혀 상반된 곳을 비워두는 개발행위는 도시의 토지를 최대한 사적 이익을 위한 강한 욕심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관공서 등 공공시설에서의 공공공간은 시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를 두거나 항상 차량의 주차공간에 우선순위가 밀리곤 한다. 공공시설의 내부와는 관계를 찾기 어려운 배치이며 보행자들의 접근과는 그 간격이 크다. 도시에서 시민들이 자유롭게 쉬고 머무를 수 있는 공원들은 도시시설과는 관계를 갖지 못하고 그나마 차량의 도로나 주차장으로 가로 막히고 존재감 마저 위협받곤 한다. 우리 도시공간은 그래서 공간의 크기는 표현되었지만 매력있는 가로가 없으며 시민들이 차의 방해없이 자유롭게 어디서든지 접근할 수 있는 광장이 없다. 여기에 각종 도시 시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휴식을 하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공원들을 만날 수 없다. 설령 눈에 띈다하더라도 섬처럼 독립된 열악한 환경으로 쇠락해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가 사는 광주에는 대표적인 건축물들의 집합체와 장소들이 있다. 대표적인 시설인 아시아문화전당(ACC)은 국제공모를 통해 유명건축가의 작품이기도 하다. 역사적인 장소와 시설을 존중하면서 새로운 아시아 문화를 교류하는 장소를 만들어 낸 곳이다. 공적공간이라고 하는 도시 공간구조와 썬큰(Sunken)된 아시아문화전당 옥외공간은 평면적, 입체적으로 연결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다양한 곳에서의 시민들의 접근성이 제한적이다. 아무리 랜드마크의 대표적인 시설이라고 할지라도 도시 공간구조와 공존되지 않는 시설은 활용적 측면에서 다양한 문제점을 드러내고있다. 우리 도시에서 지금까지 지역의 인구수 대비 반드시 지어야 했던 초등학교 공간과 장소는 어디를 막론하고 지역의 커뮤니티 중심의 장소이었지만 담장으로 막아지고 배타적으로 관리화된 공간과 장소가 되고 말았다. 현재는 지역민들의 체육시설 등으로 간혹 활용되기는 하지만 학생들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지역의 커뮤니티 시설로서, 사회적 장소로서의 접근성과 연결성이 제고되어야 한다. 도시 안에서 뽐내고 있는 아파트의 브랜드는 각양각색으로 다양하지만 내부단지의 옥외공간들은 외부에서만 시각적으로만 보여지는 폐쇄적 장소로 전락된 현상은 날이 갈수록 그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 다양한 주거단지들은 그들만의 영역으로 고착되고 사유화되어간다. 도시 속에 단지들이 많아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이제는 도시의 어떤 공간과 장소도 다양한 계층이 누구나 공유되고, 접근이 자유롭게 허용되게 탈 단지화 되어야 한다.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의 상호작용의 장소와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 우리 도시의 공, 사적공간은 연결되고 체계적으로 장소화되어야 한다. 도시의 단지화 된 섬들은 이제 시민들의 다양한 네트워크 삶을 위한 관계망의 탈 단지화가 되어야 한다. 독립된 부분과 그것들이 이루어내는 전체를 만들어 공과 사의 장소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사장화 된 외부공간인 공개공지 공간들은 시민들의 생활공간으로 의미를 가져야 한다. 사적, 공적 도시공간은 사회적 장소로서 공동체의 공유공간으로 존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적공간이 공적공간과 충돌을 제도적으로 줄이고 조화롭게 존립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도시는 장소와 건축공간들의 집합체이며 이들은 복합적 연결관계로 사회적 집합체의 성격이 강이다. 공과 사의 도시공간은 집합적 공간구조로 길과 건축공간, 내부공간과 외부공간, 공적공간과 사적공간, 장소와 장소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사회적 장소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들의 집합으로 맥락이 형성된 선적 가로환경과 길과 필지 그리고 건축공간과 오픈스페이스등이 블록 화된 사회적 조직체로서 면적 화될 때 비로소 우리는 아름다운 도시 속에서 행복한 생활을 누리는 많은 시민들의 밝은 미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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