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난동에 돈줄로 응답했나, 부끄러운 스타벅스 순위

@무등일보 입력 2026.09.14. 17:49

최근 공개된 국정감사 자료가 지역민들에게 서늘한 실망과 각성을 제기한다. 최근 3년간 옛 광주시가 스타벅스 상품권 구매에 쏟아부은 예산만 8천400여만 원으로 전국 지자체 6위를 기록했다. 심지어 서울에 이어 인구 대비 매장 수는 전국 2위를 기록할 만큼 광주 시민들의 이 브랜드 애정은 각별했고, 지자체는 시민 혈세로 편성된 경품과 포상금을 털어 기름을 부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가혹한 배신감이다. 지난 5·18 46주년에 스타벅스가 벌인 ‘탱크데이 사태’는 이 지역이 보인 맹목적 애정이 얼마나 부질업고 허망한 것인가를 단적으로 드러냈다.

시민들의 스타벅스 사랑은 고작 상업적 조롱거리에 휴지조각이 됐다. 그에 앞서 정영진 신세계대표가 각종 기행을 보였다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 기업에 광주시와 시민들이 앞장서서 전국 최상위권의 매출을 쥐여주고 있었던 셈이다. 그나마 사태 이후 전국 관공서의 상품권 구매가 뚝 끊긴 통계는 부끄러운 자화상을 도드라지게 하며 한 줄기 숨구멍을 틔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업의 마케팅 실수를 넘어 공공 예산 집행에 담겨야 할 최소한의 철학과 민감성을 되묻게 한다. 시민의 혈세로 조성된 예산이 지역 정서와 충돌하거나 자본의 역외 유출을 가속화하는 곳에 무비판적으로 집행돼 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광주특별시를 비롯한 지역 자치단체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공 예산 집행 기준에 역사적·도덕적 가치와 지역 경제 선순환이라는 원칙을 정립하길 당부한다. 역사적 상처를 헤집는 기업에 공적 예산이 투입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공공 예산의 집행 기준에 역사적 감수성과 도덕적 원칙을 벼리고 지역의 자존감을 세우는 각성이 요구된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전남광주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1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