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 수시모집에서 온기가 감돌았다.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선도대학으로 지정된 전남대학교를 비롯해 켄텍(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목포대 등 전남광주 주요 국립대학 지원율이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 속에 나타난 이번 수시 반등은 첨단 산업 특화정책과 지역 의사제, 통합시에 대한 기대감 등이 만들어낸 귀한 소식이다.
그러나 입시 수치 상승과 지역이 처한 구조적 위기 해결 방안의 거리는 너무도 멀고 아득하다. 숫자의 착시를 걷어내면 뒤에 드리워진 짙은 그늘이 처연하다. 이번 수시 지원 증가는 보건·의약학 계열과 반도체·AI 등 일부 취업 직결 학과와 첨단 분야에 쏠려 있다. 지방 국립대 내부에서도 재정 지원 수혜 여부에 따라 극심한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초학문 및 비인기 학과의 소외 현상은 한층 심화됐다. 원서 접수 건수의 증가가 지역 교육생태계 전반의 건강성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핵심은 이 온기, 반등을 어떻게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의 에너지로 전환할 것인가다. 대학 입시 경쟁률 상승이 일회성 호재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 가능성을 만들어내기 위한 지역 사회의 총력이 요구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 교육생태계를 탄탄히 구성하는 일이 절대적 선결과제다. 특정 첨단 분야와 보건 계열만 살아남는 기형적 구조로는 균형있는 인재 양성이 불가능하다. 거점국립대 내부, 지역 사립대와 전문대가 상생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고등교육 지원망을 구축해야 한다. 대학 내부적으로도 무분별한 학과 재편을 넘어, 인문·기초학문이 공존하는 유연한 융합 교육과정을 정립하는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절실하다.
이와함께 지역인재들이 지역에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정주 여건 개선’이 절실하다. 산업·생활 인프라의 결합으로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지역에 남아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광주특별시 차원의 과감한 기업 유치와 일자리, 주거·문화·의료를 아우르는 정주 여건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결국 지역 대학에서 배출한 인재들을 또다시 수도권으로 내보낼 수 밖에 없다. 청년 인재가 둥지를 틀고 삶을 구성하는 생태계를 축조하는냐에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시모집에 나타난 수험생의 발길은 어쩌면 지역 사회에 주어진 마지막 골든타임일 수 있다. 광주특별시를 필두로 한 지자체와 지역 대학, 산업계와 시민 사회가 사활을 걸고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방 소멸의 파도를 넘어서는 최고의, 대체불가능한 기회가 목전에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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