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반도체 메가프로젝트가 구상 단계를 넘어 실체적 궤도에 올라서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한전·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전력공급 협약을 맺었다. 첫 생산라인이 가동되는 2029년까지 3GW, 향후 총 6GW 이상의 전력을 공급하는 구체적 로드맵이 타결되면서, 산단 추진의 핵심 과제인 전력 문제가 해소됐다. 300만 평 규모의 군 공항 이전 부지 확정과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전력망 연결까지 구체화되면서 호남권 반도체 산단이 명실상부한 ‘국가 반도체 영토 확장’의 전초기지를 선언하는 양상이다.
전력 공급망은 전격전의 출발선이다. 반도체 패권 전쟁의 승패는 ‘누가 더 빨리 팹(Fab)을 지어 양산에 들어가느냐’에 달려 있다. 주무 부처 장관조차 “2029년 완공 목표도 글로벌 시장 기준으로는 결코 여유롭지 않다”고 토로할 정도다. 일본은 대만 TSMC 구마모토 1공장을 착공에서 준공까지 단 22개월, 유치에서 양산까지 단 3년에 끝마치며 글로벌 반도체 지형의 표준이 됐다. 2029년 1차 양산을 해내기 위해서는 구마모토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전격전이 불가피하다.
전격전의 핵심은 병렬 패스트트랙이다. 팹 건설에 필요한 ‘모든 인허가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부지 조성, 환경영향평가, 용수, 전력 인프라 등의 인허가를 ‘일본처럼’ 동시에 완결해야 한다. 관련 모든 인허가를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동시에 타결하는 정부 차원의 압도적인 의지와 역량 없이는 2029년 생산은 요원하다.
용수 추진이 절실한 이유다. 댐 증설이나 도수관로 건설 방식은 인허가와 토목공사에만 최소 5~7년이 소요된다. 전격전에 불가하다.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생활하수 재활용, 광주 하수처리장의 일 65만 톤의 방류수를 재활용하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하수 재활용은 이미 미국과 대만·싱가포르 등이 반도체 팹 용수 방안으로 채택하고 있는, 기술적·산업적 검증이 끝난 글로벌 표준 해법이다. 특히 이 방식은 1년 안에 시설을 완비할 수 있는 혁신적 대안으로 부지 정지작업과 동시에 추진될 경우 용수 문제까지 완벽히 해결될 수 있다. 정부의 결단이 요구된다.
공은 던져졌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일본처럼 22개월 안에 해내느냐, 더 단축시키느냐는 정부 의지와 역량의 문제다. 환경영향평가, 국방부 부지 논의, 재정 지원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관계 부처와 지방정부까지 포함한 범정부 컨트롤타워가 실질적으로 가동돼야 한다. 압도적인 실행력으로 대한민국 반도체 굴기를 증명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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