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체감온도가 35도를 넘나드는 재난 수준의 폭염이 광주·전남 전역을 덮쳐 시민안전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보성과 나주에서 농작물 작업을 하던 70대 주민들이 잇따라 열탈진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당장의 위협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폭염은 불평등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다. 기후위기 시대 폭염을 비롯한 각종 자연 재난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가장 먼저, 가장 가혹하게 몰아친다. 폭염에도 생계 때문에 일손을 놓을 수 없는 이들에게 정부의 ‘야외 활동 자제’나 ‘충분한 휴식’ 같은 원론적인 안전 수칙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달궈진 차량을 관리해야하는 주차장 노령 노동자, 아이스팩 하나에 의지해 아스팔트 복사열을 버텨내는 전통시장 좌판 상인 등의 삶은 위태롭기 짝이 없다. 쉬면 당장 생계가 꺾이고, 채소가 더위에 녹아내려 상품성을 잃는다. 어떤 선택지가 가능하겠는가.
냉방시설도 없고, 그나마도 전기요금에 휘둘리는 경제 취약계층의 상황은 극단적이다. 좁은 방안에서 밤에도 식지 않는 여름을 얼린 생수병 몇 개로 버텨야한다. 당장 생명을 앗겨도 이상할게 없는 형국이다. 관계기관이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평일 야간과 주말까지 무더위 쉼터를 연장 운영하며 주민 안부를 살피지만 현행 시스템으로 폭염의 기세를 막아내기에 역부족이다.
지자체와 안전 당국은 현상황을 비상국면으로 인식하고 지역민 안전을 위한 안전망 가동에 모든 행정력을 쏟아 부어야 한다. 고령 농업 종사자들과 현장 근로자, 독거노인 등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밀착형 안부 확인 체계도 한층 강화해야 한다. 지자체 공무원과 생활지원사 등을 총동원해 폭염 취약 지역을 상시 순찰하고, 위험에 노출된 이들을 선제적으로 보호해야한다.
이와함께 무더위 쉼터의 접근성을 대폭 확대하고 야간·휴일 운영 체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에어컨 사용을 망설이는 에너지 빈곤층을 위해 전기요금 긴급 지원이나 냉방 물품 적기 보급 등 즉각적인 현장 집행이 긴요하다.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이용시설에 대한 에너지 바우처 지원 확대 역시 아끼지 말아야 할 대책이다.
기후위기 시대의 폭염은 더이상 자연현상이 아닌, 국가와 지자체가 대응해야 할 중대 재난이다. 행정의 시선이 낮은곳, 취약한 곳을 향하기 바란다.생계를 위해 뙤약볕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일터나 고립된 쪽방촌이 비극의 현장으로 변하지 않도록, 현장 중심의 꼼꼼한 행정과 지역 공동체의 각별한 상생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전남광주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