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이 23명에 불과한 농산어촌의 한 작은 학교가 세계 무대를 뒤흔들었다. 화순 청풍초등학교 학생들이 영화 ‘할머니와 나와 민들레’로 이탈리아 밀라노 국제단편영화제에서 최우수 가족영화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우크라이나와 스코틀랜드에 이은 세 번째 국제영화제 수상으로, 변방의 작은 학교가 일궈낸 성과라기엔 그 울림이 눈부시다.
이번 쾌거는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명제를 현실로 증명한 것은 물론 최첨단의 AI시대에 던지는 메시지가 무궁하다.
영화는 화순 폐광지역을 배경으로 광부들의 아픈 역사와 치매 할머니를 돌보는 아이들의 성장기를 담았다. 화순 탄광이라는 지극히 로컬한 공간과 기억을 무대로 삼았지만, 그 속에 흐르는 세대 간의 사랑과 공동체적 돌봄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가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거창한 자본이나 대도시의 인프라가 없어도, 지역의 유산과 스토리가 훌륭한 문화 자산이자 K-콘텐츠의 주역이 될 수 있음을 아이들이 증명한 것이다.
나아가 이번 수상은 지방소멸과 폐교 위기에 직면한 농산어촌 교육이 나아가야 할 이정표를 제시한다. 이들은 학생 수 감소를 결핍이 아닌, 전교생이 소외 없이 주체로 참여하는 특성화 교육의 기회로 반전시켰다. 지자체와 교육청, 지역 예술가가 결합한 행정적 협업 모델 역시 빛을 발했다.
청풍초 학생들이 일궈낸 보람은 일회성 이벤트나 기적이 아니다. 가능성의 무대이자, 미래로 가는 열린 문이다. 지역 이야기와 문화 자산을 학교 등 지역사회와 결합하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시작점으로 만들어야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통합특별교육청의 후속 대책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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