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출범과 함께 출발한 광주·전남통합특별시의 지방자치가 개원 초부터 심각한 민주주의의 위기에 직면했다. 광주특별시통합의회의 의장단과 상임위를 민주당이 일당 지배체제로 싹쓸이 하는 등 반민주적 행태로 출발한 데 이어, 지역민 생활과 밀접한 풀뿌리 기초의회까지 독단적 원구성으로 일당독제 본색을 드러냈다. 소수정당을 배제하고 다양성을 압살하는 독재적 행태로 민주주의 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시·군 단위 기초의회 행태도 목불인견이다. 목포시의회는 비민주당이 30%를 넘는데도,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민주당이 독식했다. 여수와 순천도 비민주당이 각 19%, 24%에 달하는데도 상임위를 독식하는 등 무소불위다. 무안군의회는 의정 경험이 풍부한 다선 무소속 의원들을 제치고 민주당이 의장단 구성을 밀어붙여 첫 임시회 자체가 무산되는 촌극을 빚었다.
지방의회의 본질은 집행부에 대한 견제·감시와 함께 지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있다. 통합의회라는 거대 권력이 출범한 만큼 이를 견제할 기초의회는 더욱 정교한 협치와 상생의 메커니즘으로 작동해야 마땅하다. 허나 광주특별시 의회는 일당 독점에 취해 소수 세력의 존재도 부정하며 지역민 의사를 짓밟는 폭거를 자행하고 있다. 민주당이라는 단 하나의 깃발 아래 움직이는 거수기 행태다. 사당으로 전락할까 우려될 지경이다. 지역민 의사는 안중에도 없이 짬짜미로, 반민주적 방식으로 원구성을 강행하면서 어찌 민주주의를 논할 수 있겠는가.
다행히 나주시의회가 하나의 모델을 보여준다. 16석 중 11석을 차지하고도 진보당과 조국혁신당에 상임위원장을 과감히 양보했다. 나주시의회의 움직임은 얼마든지 협치와 상생이 가능하다는 예시다. 통합시의회나 여타 기초의회가 벌인 탐욕의 싹쓸이가 결코 조례나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의원들의 정치적 역량 부족과 권력 독점욕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전남광주 시민들은 민주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면서도 진보당 등 소수당에 대한 지지도 함께 승인했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소수의 의견을 포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실현하라는 엄중한 명령이다. 지금처럼 수적 우위나 내세우며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는 반민주주의적 행태는 스스로 지방의회의 존재 이유를 지우는 퇴행으로, 지역민에 대한 배반이다.
민주당 광주특별시당과 지방의회는 지금부터라도 오만과 병폐의 정치를 멈추고 협치와 상생의 장을 만들어가길 촉구한다. 독재와 독단의 끝은 지방자치의 파멸이고 그 폐해는 고스란히 지역민들이 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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