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권리당원 30%의 힘 , 도구 아닌 심판 주체로 설 때

@무등일보 입력 2026.06.15. 18:32

더불어민주당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광주·전남 정치권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방선거 책임론과 차기 당권 경쟁이 맞물리면서, 당 대표 후보들이 지역으로 밀려들고 있다. 구애가 뜨겁다. 허나 필요에 따라 냉온탕을 오가는 저들의 구애, 마땅찮다. 지역 정치권이 중앙당에 휘둘리는 사이 지역 정치는 말라비틀어졌고 정치 토양은 초토화됐다. 지역사회와 정치권의 각성이 절실하다.

중앙 정치권이 호남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자명하다.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의 30% 이상이 밀집한 때문이다. 전당대회 최대 승부처이자, 차기 대권 구도를 뒤흔들 수 있는 정치적 요충지라는 변수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이 보유한 ‘30%의 지분’은 처참하게 소비돼 왔다. 그동안 민주당의 강력한 버팀목으로 안방 역할을 자처해 왔지만, 정작 서울의 권력 투쟁이나 특정 정치인들의 사적 이해관계에 따라 ‘동원되는 표밭’으로 전락했다. 선거철에 발이 닳도록 찾다가, 권력을 획득하고 나면 나 몰라라 해도 되는 만만한 이용 대상일 뿐이다.

이것이 어찌 중앙당과 정치인만의 잘못이겠는가. 정치 소외와 퇴행의 주범은 지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 중앙당의 오만은 후보자 조직으로 전락한 권리당원. 온갖 소란에도 몰표로 응답하는 지역민의 묻지마 투표에 바탕한다. 이같은 ‘조직선거’ ‘막대기 선거’는 치열하게 일하며 성장하는 중견 정치인 등 미래 리더들이 성장할 토양을 전멸시켰다. 권력을 향한 줄서기만 남으며 지역 정치는 사막화 된 지 오래다.

그 굴종의 고리를 끊을 때도 됐다. 이번 전당대회가 단순한 당 지도부 선출을 넘어, 퇴락한 호남 정치의 맥박을 살리고 주체성을 회복하는 분수령이 돼야 한다. 지역이 정치인 계파 싸움이나 대리전에 소모되는 ‘도구’가 아니라, 공천 실패와 지역 소외를 준엄하게 단죄하는 ‘심판의 주체’가 돼야 한다.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철저한 실리 중심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정치인들이 내건 장밋빛 공약이 ‘수사’에 그치지 못하도록 구체적 이행 확약서를 청구해야 한다. 광주·전남에서는 그에 걸맞는 정치적 역량을 증거해야 한다는 냉정한 정치 능력주의 토대를 닦아야 한다.

이번 전당대회를 지역 정치 복원의 시간으로 만들길 당부한다. 이는 오만한 중앙 권력을 향한 경고이자, 지역 정치 복원을 향한 주권 선언이다. 호남이 기준을 제시하고 중앙이 이를 뒷받침하는 ‘정치적 거점’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 광주·전남이 더 이상 정치인들의 이해타산 도구가 아니라 ‘힘’으로 작동해야 한다. 권리당원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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