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정 철학 부재 유가정책··· 도시 민생, 농어촌은 생색

@무등일보 입력 2026.04.08. 18:13

중동발 고유가 충격이 농어촌 생산 현장을 덮치자 전남도가 국회에 농업용 면세유 가격 안정 예산 반영을 긴급 건의하고 나섰다. 정부의 현실적인 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정부가 유가 안정 대책에서 농어촌을 제외하면서 어촌에서 유류비 급등으로 출어를 미루는 사례가 나오고, 농기계 사용이 느는 영농철을 앞두고 농가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도시 기름값과 생활물가에는 민감히 대응하면서 농어촌에 대해서는 생색내기로 응답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농어민들의 곡소리가 펴저나간 이후에야, 그나마도 추경 보완 과제로나 등장하면서 정부 정책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경쟁력 회복,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국토 균형발전을 중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고있는데 정부 부처들이 기존 관행에 묵여 움직이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정 철학이 생활 감각은커녕 정책으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농어업에서 면세유는 혜택이 아니라 생산의 최소 조건이다. 도시민에게 자동차 유가는 생활비지만, 농어민에게 면세유는 생산 기반 그 자체다. 게다가 정부 추경안은 이같은 농어촌 현실을 다시 한 번 배반했다. 시설농가 난방용 일부 지원만 반영했을 뿐, 실제 사용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기계용에 대해서는 비켜갔다. 이같은 양상은 단순 실수가 아니라, 정부가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딴판으로, 관성대로 정책을 운용한데 따른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도시 연료비는 민생 문제로 대응하고, 농어촌의 연료비는 나중에 챙길 보완 과제로나 대하는 식이다.

균형발전은 메가시티 구상이나 행정통합 구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도시와 농어촌의 위험을 같은 무게로 감지하고, 그 부담을 국가가 동등하게 떠안을 때 비로소 시작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제도적 공백이다. 현행 면세유 제도는 세금 감면에 한정될 뿐, 국제유가 급등기에 가격 상승을 보완할 장치가 없다. 전쟁 등 공급망 충격이 반복될 때마다 농어민은 폭등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유가연동보조금이나 최고가격제 같은 안전장치가 필요한 이유다.

지금 필요한 것은 추경과 같은 응급처방이 아니다. 도시와 농어촌의 우선순위를 가르는 전근대적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정부 부처들이 제도와 행정으로 반영하기 바란다. 국토균형발전에 진심인 이재명 정부에서까지 농어촌이 뒤로 밀려선 안될 일이다. 농어촌 면세유를 필두로 정부 부처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 요구된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