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의 무책임과 무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오는 5월 정식 개관이 예정된 ‘옛 전남도청’ 운영 주체 선정을 여태껏 나 몰라라 하더니, 이제 와 하반기 중으로 ‘합의’로 결정하겠단다. 옛 전남도청의 역사성과 세계적 위상을 생각건대, 이 공간의 주체를 광주지역 특정 단체나 기관, 광주시민 등으로 한정하는 무사유적 발상으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문광부 산하 옛 전남도청 추진단은 지난해 여름 두번째 명칭 관련 토론회를 끝으로 손을 놨다. 그나마도 광주 인사들이 참여했고 광주시민이 대상이었다. 공론화 계획도 없이, 뜬금없는 ‘합의’라는 궁색한 변명이다. 이게 국가기관이 세계적 역사문화공간을 대하는 자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옛 전남도청은, 5·18은 광주시민의 것도, 관련 단체나 관련 기관의 것일 수 없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5·18의 진실을 찾아 희생해온 세계 시민사회의 유산이다.
옛 전남도청은 단순한 복원 건축물이 아니다. 이 공간은 지역의 기억인 동시에 국가의 기억이며, 한국 현대사의 비극과 존엄을 함께 품은 공적 유산이자 세계 시민사회의 열망이 어린 세계사적 공간이다. 그런 공간을, 그것도 국가기관이 관계자들끼리의 절충이나 안배의 대상으로 다루는 듯한 퇴행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곳은 5·18의 역사성과 민주주의의 보편 가치를 온전히 감당할 공적 체계여야 하며, 지역 내부의 정서에 머무르지 않고 국내외 시민에게 열려야 한다. 전문성과 지속가능성이 생명이다.
옛 전남도청은 누구의 몫으로 다툴 공간일 수 없다. 추진단은 당사자주의 함정에서 벗어나, 공론장을 통한 숙의에 나서야 한다. 세계 시민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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