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주노동자, 농어촌 핵심인력···착취 구조 타파해야

@무등일보 입력 2026.03.09. 18:21

전남 산업 현장에서 이주노동자 사망 사고와 노동 착취 의혹이 잇따르며 노동권 보호와 산업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주노동자가 우리사회 산업현장의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았지만 제도와 관리 체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이다. 노동력 확보에만 급급하고 안전 등 최소한의 인권 보호 장치를 갖추지 못하면서 사고와 착취가 구조화되는 양상이다.

영암 대불국가산업단지에서는 며칠 사이 외국인 노동자 두 명이 작업 중 숨졌다. 고흥의 한 양식장에서는 계절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과 임금 착취, 열악한 숙소 생활에 놓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진짜 문제는 이같은 이주노동자 산업재해와 노동권 침해가 해묵은 과제, 구조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농어촌과 현장에서 이들이 핵심 인력으로 역할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전남의 조선과 제조, 농어촌 등 지역 산업은 이주노동자 없이는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이주노동자는 필수 인력으로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위험 작업이 외국인 노동자에게 집중되고 임금 체불, 장시간 노동, 열악한 주거 환경이 반복되는 현실은 제도의 미비를 증언한다.

문제의 핵심은 개별 사업장의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 취약성이다. 계절노동자 제도와 고용 관리 체계에는 여전히 허점이 많다. 불법 브로커 개입, 사업장 종속 구조, 미흡한 신고 체계 등은 노동자가 부당한 처우를 겪어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게 만든다. 노동권 보호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산업재해와 착취가 반복되는 것은 예견된 결과다.

관련 법과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관리 감독 강화, 임금 체불과 노동 착취에 대한 처벌의 실효성 확보, 계절노동자 제도 전면 점검 등이 뒤따라야 한다. 부당한 처우를 신고하고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적 통로도 절실하다.

정부와 지자체의 책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동력 확보 정책은 그에 상응하는 노동권 보호와 산업 안전 체계와 함께 마련하는 것이 국가와 지방정부의 책무다. 이주노동자를 값싼 노동력으로 취급하는 구조를 방치한다면 산업의 지속 가능성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주노동자는 지역 산업을 떠받치는 핵심 인력이다. 이들의 노동권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인권의 문제이자 산업 기반을 지키는 일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책임 있는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반복되는 산업재해와 노동 착취를 끊고, 상생의 가능성을 키워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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