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후재난 몸살 전남 바다, 정부 차원 시스템 구축을

@무등일보 입력 2025.10.16. 18:27

전남 남해안이 몸살을 앓고 있다. 여름철 고수온(적조)·겨울철 저수온 등 기후재난 피해가 집중된 탓이다. 참돔·돌돔·우럭·숭어 등 양식 어가가 밀집한 남해안의 끓는 바다와 '붉은 재앙' 적조의 창궐은 양식장의 떼죽음을 부르는 '죽음의 물'로 돌변하곤 한다. 양식장에 가둬 키우는 어패류는 도망칠 곳 없이 질식사한다. 힘들게 키운 뒤 방류까지 하는 이유다.

통계 자료에서도 잘 드러난다. 전남 남해안에선 고수온·적조·빈산소(산소 부족)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고수온에 따른 전남지역 어업재해 피해액은 2년새 60배 가량 폭증했다. 2022년 9억5천600만원에서 2024년 573억5천600만원으로 치솟은 것이다. 올해 고수온 주의보는 지난해에 비해 보름 가량 빠르게 발령된데다, 역대 최장기간을 갱신,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겨울철에도 어민들 근심이 깊다. 저수온에 따른 어업 재해 탓이다. 최근 4년간 전남 양식 어가에서 발생한 피해액 만 1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총 421만2천 마리가 피해를 당했다. 남해안은 지리적으로 기후 재난에 가장 취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지난 3년간 피해도 전남·경남 바다에 집중됐다. 고수온·저수온 등 수온 변화에 따른 피해는 전체의 어업 재해의 60% 이상이다.

빈번해 지고 있는 이상기후는 심각성을 더한다. 한반도 주변 해역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뜨거워지는 바다로 불린다. 최근 세계기상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1982년~2024년 사이 10년당 0.24도 상승했다. 전 세계 평균(0.13도)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1968년부터 57년간 우리 바다의 표층 수온은 평균 1.58도 올랐다. 수온 상승은 태풍·폭염 등의 기상 이변을 부채질하고 있다.

전남 남해안은 기후 재난에 따른 어업피해에 가장 취약한 해양 환경이다. 문제는 반복되는 기후 위기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현재 시행 중인 몇몇 정책도 현실적 어려움 탓에 실효성을 가로막는 모순적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일부 법률안 조차 기후 위기 적응에 관한 규정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고 한다. 이제라도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기후재난은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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