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란세력이 소환한 광주, 민주주의 교실로 부활하다

@무등일보 입력 2025.05.12. 19:11

5·18민주화운동이 45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산 교육장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광주를 찾는 참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한 기념이 아니라, 짓밟힌 민주주의가 1980년 5월 광주를 살아 숨 쉬는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소환하고 있다.

그간 5·18은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광주를 전국민적 공감으로 확장하는 길에 언제나 큰 벽이 자리했다. 극우 세력뿐 아니라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이 공개리에 5·18을 부정·폄훼하는 망동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은 내란수괴 전두환이 이끈 민정당의 후신으로 5·18에 대한 사과는커녕 진실규명을 반대해왔다. 마침내 그 우두머리인 윤석열은 민간인으로서는 이승만에 이어 두 번째로 비상계엄이라는 친위 쿠데타를 자행했다.

윤석열 내란 사태와 그 일파의 헌정질서 파괴는 이 나라 민주주의 기초가 얼마나 위태로운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한덕수, 최상목 등 권력 집단은 헌정질서를 뒤틀었고, 서울중앙지법 판사 지귀연은 법 기술로 내란 수괴를 석방시켰다. 대법원마저 현실 정치에 발을 담그며 민주주의의 최후 균형추를 무너뜨렸다. 국민의힘의 후보 강제 교체 쿠데타 실패는 이 당의 반민주성과 몰락을 시현했다.

비극적 역설이다. 탄핵당한 내란수괴의 이익 카르텔이 민주주의를, 1980년 5월을 지상으로 소환했다. 내란 세력과 기득권 세력의 민주주의 파괴가 광주를 기억의 장소에서 살아있는 민주주의 교실로 부활시켰다. 더 이상 과거의 상징이 아니라, 오늘의 광장에서 다시 살아 숨 쉬는 민주주의의 원형이 되고 있다.

12·3 내란 이후 국립 5·18민주묘지에는 각계각층의 국민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로 5·18을 접한 이들은 국립 5·18묘지에 있는 소설 속 주인공 동호의 모델인 고등학생 열사 문재학의 묘소를 찾아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기도 한다.

1980년 5월이, 5·18이 가해자들에 의해 45년을 건너뛰어 부활하고 있다. 이 역사의 아이러니가 한 맺힌 오월 영령들에게 한줄기 평안을 가져다주길 기대한다.

광주를 찾는 국민들이 1980년 5월을 다양한 방식으로 호흡하길 바란다.

하여 5·18이 2025년을 기점으로 국민들과 함께 현재로, 미래로 영원히 살아오르기를 기원한다. 오늘의 광장에서 다시 살아 숨 쉬는 민주주의의 원형으로, 앞으로 대한민국이 가야 할 민주공화국의 길을 비추는 등불로 타오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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