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화도시의 총괄건축가제 폐지, 도시건축 비전 우려

@무등일보 입력 2024.12.25. 18:01

문화도시 광주가 '총괄건축가' 제도를 뚜렷한 이유 없이 도입 5년 만에 폐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총괄건축가는 도시의 건축적 품질 향상과 공공성 강화,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을 위해 각 도시들이 앞다퉈 추진하고 있는 데다, 광주는 최근 몇 년 사이 무분별한 고층아파트 난립으로 도시 건축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무엇보다 문화도시에서 도시 건축이 차지하는 비중이 막중하다는 점이다. 평범한 도시였던 요코하마시가 성공적인 '총괄건축가' 운영으로 세계적 창의 도시로 등극한 사례를 남의 일로나 치부할 수는 없다.

국내서도 총괄건축가 제도는 확산 추세다. 지난 2009년 서울시가 처음 도입한 후 6대 광역시가 이를 운영하고 있고, 전국 기초자치단체도 올 4월 현재 35곳이 운영하는 등 전국적인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광주서는 동구청이 올 하반기에 지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관련 제도를 도입하며 기초 총괄건축가 운영 대열에 합류했다.

광주는 내로라할만한 건축물도 거의 없고, 성냥갑 같은 고층아파트만 우후죽순으로 난립해있다. 도시가 망가졌다는 한탄과 우려가 전문가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시민 사이에서까지 제기되는 현실에서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광주시는 지난 9월 함인선 초대 총괄건축가 임기가 끝난 뒤 후임을 인선하지 않는 방식으로 총괄건축가제를 폐지했다. 지난 2019년 도입한 지 5년 만이다.

광주시는 대형 건축 프로젝트마다 '프로젝트 매니저(PM)'를 운영해 다양성을 살리겠다는 입장이지만, 도시 건축에 대한 비전 실종과 건축 정체성 약화라는 전문가들의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PM 제도는 각 사안별로 운영되기 때문에 통합적이고 장기적인 비전을 구현하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체적으로 도시 건축 방향성을 잡고, 밑그림을 그리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총괄건축가제도 없이 사안별로만 운영될 경우 도시 전체 그림을 놓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인허가 남발이든 도시계획 실패든 지금 광주는 성냥갑 아파트로 상징되는 도시 문제에 대한 재정비와 장기비전이 절실하다.

광주시의 총괄건축가제 폐지에 심심한 우려를 표한다.

도시건축을 비롯한 도시계획 등에 대한 통합적이고 장기적인 비전을 지금부터 추진해가더라도 기대하는 도시 모습을 구현할 수 있을지 우려가 깊다. 광주시의 종합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책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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