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국 학교의 5·18 교육 시급하다

@무등일보 입력 2024.12.10. 17:31

한밤중 국민들을 공포와 불안에 빠트렸던 비상계엄이 실패한 데는 1980년 이후 광주가 꾸준히 목소리를 높인 국가 폭력의 위험성 교육에 있다. 5·18의 상처는 4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대로 치유되지 못한 채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급작스러운 불법적인 계엄 선포는 광주에게 큰 트라우마를 남길 수밖에 없었다.

공포스러운 문구로만 된 포고령까지 발표된 이번 계엄 선포는 다행히도 몇 시간 만에 진화됐다.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에서, GDP 3만 달러가 넘는 나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싶은 충격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지만, 계엄 후 발생한 5·18과 12·3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번 계엄은 전 국민이 알게 됐다는 점이다. 보편적으로 학습한 민주주의 교육을 학습한 우리 국민들이 발 빠르게 전파해 곧바로 대처할 수 있었다. 계엄을 경험한 5060세대는 물론 MZ들의 높은 관심과 참여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는 1980년 5월의 아픔을 안고 사는 광주가 지금까지 노력했고, 앞으로도 확산시킬 '5·18의 전국화'와 그 궤를 같이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5·18의 전국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여전히 광주를 왜곡하고 폄훼하는 사람들은 줄고 있지 않으며, '5·18 전국화'를 위해 기초적인, 교과서 수록과 학교 수업도 미진하다. 역사 교과서 9종에 기술된 5·18 관련 내용은 3페이지 안짝이다. 교과서 분량만으로는 20분 안짝이면 끝날 분량인 데다, 교사 개인이 의미를 두고 수업하지 않은 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정도다.

여기에 5·18 인정교과서 배포도 더디다. 광주에서조차 고등학교 68곳 중 절반도 되지 않는 33곳에만 전달됐고, 전국 2천367개 고교 중에는 54곳에 배부되는 데 그쳤다. 발행 부수 역시 10여 년 전에 비해 현저히 줄고 있다. 이번 12·3사태를 통해 국가 폭력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다음 세대에 알려야 한다. 학교 교육만이 유일한 방법이자 최선의 선택이다. 국가 폭력의 위험성과 잔혹성을 배우고 전하기 위해 당장 내년 수업부터 전국 학생들의 5·18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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