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벨문학상 무대 옛 전남도청, 복원 콘텐츠 새판 짜야

@무등일보 입력 2024.11.13. 17:14

1980년 5·18의 최후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 복원사업이 한창인 가운데, 이곳이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작 '소년이 온다'의 주 무대라는 점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사회가 이 부분을 어떻게 담아낼 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소년이 온다'의 주 무대가 당시 시신을 임시 안치했던 '상무대'와 항쟁의 상징이라할 '옛 도청'이라는 점에서 복원 콘텐츠에 한강의 노벨문학상을 연계하거나 노벨문학상을 중심으로 재편이 뒤따라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노벨문학상 로드도 채 준비가 안됐지만 문단은 물론 일반 국민들이 노벨문학상 작품 배경을 찾아나서는 열풍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고, 이같은 열풍이 해외 방문객들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이 '5·18 정신을 계승하고 확산시키'겠다고 내놓은 복원 전시 콘텐츠가 광주의 기존 추모시설과 차별성이 없어 '복원을 위한 복원'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어서 전면적인 전환이 절실한 실정이다.

문체부의 콘셉트는 옛 전남도청을 최후 항쟁지라는 장소적 의미의 '랜드마크(Land mark)'를 넘어 5·18 정신을 계승하고 세계로 확산시키는 곳으로 조성하는 '마인드 마크(Mind mark)'를 내걸고 있다.

이들은 개발된 콘텐츠를 '도청 본관', '도청 회의실', '도 경찰국 본관', '상무관', '도 경찰국 민원실', '도청 별관' 등 6개 공간별로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도청 본관'은 열흘간의 최후 항쟁을 주제로 제작하고, '도청 회의실'에는 열린 도서관 등을, '상무관'은 시신 관리와 추모 과정을 대형 슬라이드 영상으로 선보이는 식이다.

문제는 복원될 콘텐츠가 너무 예측 가능한 형태일 뿐더러, 5·18 기록이나 전일245 등 기존 5·18 기념·추모시설과 차별성도 거의 없다는 점이다. 비슷한 콘텐츠로 어떻게 '5·18 정신을 계승하고 확산시키'겠다는 것인지 우려가 끊이지 않는 배경이다.

문체부는 옛 전남도청 일원의 복원 콘텐츠에 보다 심혈을 기울이기 바란다.

기존시설과 차별화는 물론, 감동과 공감의 심리적·물리적 공간 확보가 절실하다. 몇 년 후에 다시 뜯어고치는 과거의 우를 다시 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추진단도, 5·18 관계자들도 자신들이 주인이라는 그릇된 함정에 빠져서는 결코 안 된다.

한강이 안겨준 노벨문학상이라는 천우의 기회를 최대한 잘 살려내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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