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부5월단체·계엄군 일방 화해선언 폐기 마땅

@무등일보 입력 2024.09.12. 16:37

일부 5월단체가 1980년 광주를 진압한 계엄군과 벌인 일방적 화해선언, 대국민공동선언문이 사건 발생 1년 반이 지나 공식적으로 폐기됐다.

5·18 부상자·공로자회는 11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 없는 화해가 어찌 있을 수 있느냐는 지역사회의 우려의 목소리를 당사자 주의에 빠져 귀담아 듣지 않았다. 광주지역사회에 대한 배반이었다"며 공동선언문 폐기를 공신 선언했다.

지역사회의 거센 비판에도 지난해 2월19일 '포용과 화해와 감사 대국민 공동선언식'을 강행한 지 1년 7개월여만에 공식 폐기다.

당시 지역사회에서는 발포명령자 등 1980년 5월의 실체적 진실이 완전히 가려지지 않았고, 그간 진압군을 대표하는 이들이 공식적으로 사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단체가 일방적으로 계엄군과 화해를 선언하는 행태에 비판이 거셌다. 이들의 일방주의가 해묵은 상처를 헤집으며 심각한 심리적 저항과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이들은 명령에 따라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은 가해자가 아니라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로 바라봐야 한다는, 자못 인도주의적 논리로 포장하며 진상규명추진까지 천명했다. 그러나 이들은 공동선언식 이후 이어진 계엄군 초청 증언 행사부터 어떠한 성과도 내지 못하고 자체조사위원회까지 5·18 진상규명에 단 한발짝도 다가가지 못하며 자기함정에 빠졌다.

5·18단체의 계엄군과의 일방 화해선언 폐기는 마땅하다.

진실규명이나 진정한 사죄없이 전시성 용서나 화해는 또 다른 사건에 불과할 따름이다. 오월단체들은 1980년 진실규명여정이 지역민은 물론 국내외 시민사회의 마음, 희생의 연장선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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