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광복절 두 쪽 내고 갈라치기까지··· 불안사회 전락하나

@무등일보 입력 2024.08.15. 17:08

일본제국주의로부터 해방을 기념하는 광복절 79돌 경축식이 독립운동 유관 단체와 야 6당이 모두 빠진 가운데 반쪽 행사로 강행됐다. 광복절 역사상 광복회를 비롯한 독립운동 단체가 광복절 경축식에 대거 불참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태세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

지금껏 광복절만큼은 보수 진보 가릴 것 없이 국민모두가 독립운동을 기리며 축하하는 통합의 장이었다는 점에서 광복절까지 두 쪽 낸 대통령의 성찰이 절실하다.

친일파를 두둔해온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반대해 광복회 등 독립운동 관련 단체들이 정부 주최 광복절 기념식 불참을 선언했으나 김 관장은 공공연히 거부했고, 대통령은 일언반구 없이 행사를 강행했다. 대통령은 또 14일에는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오찬도 광복회 등 독립운동 단체를 뺀 체로 행사를 진행했다.

이처럼 주인공이라 할 독립운동 후손들을 뒤로한 반쪽 행사에선 정작 일본의 불법적 식민통치와 범법행위 등 과거사 책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이 8·15 자유 통일 구상을 발표했다. 이 과정서 국민 일부를 새 적으로 지정하는 양태를 보였다. "가짜뉴스, 사이비 지식인은 반자유 세력, 반통일 세력"이라며 "자유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해괴한 일은 이뿐 아니다. 논란이 된 관장이 취임한 독립기념관은 광복절 경축식을 돌연 취소했다. 이 역시 87년 개관 이래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래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독립영웅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시도했고 사도광산 등 강제동원의 강제성 부정, 뉴라이트 인사들의 역사기관 임명 등 국민적 합의를 깨트리는 조처들을 잇따르며 친일적 행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회 주최 기념식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은 "피로 쓰인 역사, 혀로 덮을 수 없다"고 절규하며 일제식민체제를 옹호하는 인사들의 정부 요직 임명을 비판했다.

독립운동 후손들의 절규나 시민사회단체, 대학교수들의 비판과 반성 촉구에는 눈을 감고, 국민 안에서 새로운 적을 만들어내는 듯한 양상에 공포사회로 전락하는 것 아닌가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국민통합과 위로, 미래로 나가는 화합의 장이었던 광복절이 기이한 분열과 불안의 장으로 타락해 가는 듯해 참담하기 짝이 없다. 심각한 불경기로 국민생활은 도탄에 빠질 지경인데 대통령은 한가하게 가치전쟁이나 하겠다니 어찌 '민생'을 기대할 수나 있겠는가.

슬퍼요
1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