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 안병하 치안감 유족에 대한 국가의 초라한 위무

@무등일보 입력 2024.06.12. 18:42

5·18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의 발포 명령을 거부했다가 고초를 겪은 고 안병하 치안감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정신적 손해배상에서 승소했다.

자국민을 학살하라는 국가의 불법적이고 부당한 지시에 저항한 안 치안감 유족의 정신적 손해배상 승소는 안 치안감 행적에 이 사회의 최소한의 예의다.

허나 시민안전을 지킨 것이 죄가 되어 면직과, 고문, 고문후유증으로 인한 병마로 고통스럽게 세상을 등져야 했던 한 아름다운 공직자에 대한 국가의 위로는 터무니 없이 초라하다.

광주지법 제13민사부가 안병하 치안감 유족 3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가가 안 치안감의 배우자와 장남에게 위자료로 7천500만원씩, 나머지 두 아들에게는 5천만원씩 지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 치안감은 전남도 경찰국장으로 재직하던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경찰관들에게 평화적 시위가 이뤄지도록 유도하고 총기 무장을 금하고, 과잉 진압하지 말라는 취지로 지시하는 등 유혈사태 확산 방지에 노력했다.

그러나 바로 이 때문에, 시위 진압에 실패로 몰려 보직 해임돼 대기 발령 상태에서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로 강제 연행됐다. 안 치안감은 8일간 불법 구금돼 고초를 겪다가 풀려나면서 의원 면직됐으며 극심한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를 겪었다. 이후 담낭염·당뇨·신부전증 등 고문 후유증으로 8년간 투병하다 1988년 세상을 떠났다.

고 안병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한 정신적 손해배상 승소를 환영한다.

허나 훌륭한 남편, 아버지를 여읜 이들의 평생의 고통에 대한 위로가 이정도라니 씁쓸하다. 광주사회의 다양한 후속 조치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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