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옛 도청 복원, 기존 추모공간과 비슷···뭘하자는건가

@무등일보 입력 2024.03.03. 17:37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이 '옛 전남도청 전시설계 및 제작·설치 착수보고회'를 가졌으나 차별성이나 향후 지속가능성 등에서 심각한 허점을 드러내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최후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 복원사업이 시설 복원에만 급급해 정작 복원의 핵심인 전시콘텐츠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핵심이 되는 본관 구성이 기존 5·18 관련 기념·추모시설에 재현된 콘텐츠들인데다, 국가폭력에 맞서 목숨을 걸고 싸운 수많은 이름없는 광주시민, 시민항쟁의 가치를 구현하지 못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그러다보니 항쟁 당시의 긴장감과 절박함을 느낄 수도 없다는 비판이다.

추진단은 옛 전남도청을 민중항쟁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마인드마크(Mindmark)'를 컨셉으로 '5월 정신'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으나 기존 콘텐츠의 재연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국비 100억원을 넘게 사용하면서 국립5·18민주묘지 내 5·18 추모관이나 5·18 기록관, 전일빌딩 245, 5·18 기념공원 등 기존의 5·18 기념·추모시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일례로 벽면에 희생자 166명의 이름을 새기고, 중앙에 꺼지지 않는 횃불을 설치하겠다는 상무관의 경우 기존 추모공간에서도 볼 수 있는 형태다.

사업을 추진하는 업체의 전문성도 문제지만 이를 이끌어갈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의 책임있는 진행이 요구된다.

복원을 위한 복원에 매몰될 경우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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