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日 원전오염수 방류, 경계심 늦춰선 안된다

@무등일보 입력 2024.02.28. 18:22

원전오염수 방류에 반발하며 전국에서 들끓었던 일본 상품 불매운동(노재팬·No Japan) 열기가 사그라들면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산 맥주와 영화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맥주 소비량은 전년 대비 3배 가량 급증하고,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487만명의 관객을 끌어들이며 인기를 끌었다. 3·1절 연휴에 출발하는 일본여행 패키지 상품 예약도 사실상 마감됐다는 게 여행업계의 설명이다.

후쿠시마 원전오염수가 처음 방류된 것은 지난해 8월이다. 당시 국내에서는 시민단체와 어민 등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대해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IAEA의 최종 보고서 내용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정부에 실망한 많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일본산 제품의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이는 수산물뿐만 아니라 공산품까지 확대되면서 '노재팬' 열풍으로 이어졌다.

수산물을 유통하는 전통시장은 일본산에 대한 불신감이 가장 높은 곳이다. 지난해 말에는 일본이 중국 시장의 벽에 막힌 가리비 수출을 한국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불안감을 키웠다. 정부는 "일본 측의 계획에 불과한 것으로 현재의 수산물 수입규제 하에 방사능 검사를 지속해나가겠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지 6개월 여가 지나면서 안전성에 대한 걱정도 조금씩 잊혀지고 있는 모양새다. 시간이 흐르면서 체감지수가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일본의 원전오염수 방류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미리 뒷짐을 져도 되는지는 살펴볼 일이다.

때맞춰 일본 도쿄전력이 28일부터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의 4차 해양방류를 시작했다. 17일에 걸쳐 7천800여t의 오염수가 방류될 예정으로 올 회계연도 마지막인 이번 방류 후 총 방류량은 약 3만1천200t이 된다. 지금까지 3차례의 방류에서 눈에 띄는 문제는 없었으며, 인근에서 채취된 바닷물의 삼중수소 농도는 도쿄전력이 자발적으로 결정한 방류 중단 기준에 훨씬 못 미쳤다고 한다.

그렇다고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염수 처리 과정에서 지난해 10월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폐액에 노출됐던 근로자가 일시 입원했고, 지난 7일에는 정화 시스템에서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물이 누출되는 등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노재팬 열기는 식어도 경계심까지 늦춰서는 안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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