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옛 교도소 5·18 암매장 사실로···남은 진실 밝혀야

@무등일보 입력 2022.09.26. 18:04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사살된 시신들이 광주교도소에 암매장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그동안 집단 암매장과 관련해 수많은 증언과 제보가 쏟아졌으나 과학적으로 확인된 것은 42년만의 최초다. 이에따라 그동안 제기된 광주지역 수많은 집단 암매장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지 기대를 모은다.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 묘지에서 무더기로 발굴된 유골 262기 가운데 5·18 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된 사람의 유골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262기의 유골 중 1기가 행불자로 인정된 A씨의 가족 DNA와 99.9% 일치했으며 분석 중인 유골 2기도 다른 행불자와 동일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위가 유전자 비교 분석이 가능한 160기의 유골 정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이관받아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다른 2기의 유골도 행불자 유골일 가능성을 두고 교차 분석 과정을 거치고 있다.

당초 국과수가 선행 유전자 분석 과정에서 5·18 행불자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했으나 조사위가 해당 공간에 대한 암매장 관련 진술 등을 토대로 행불자 유골 존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재조사를 통해 밝혀냈다. 특히 그 과정에서 현대의 최첨단 기법으로 친인척까지 광범위하게 조사한 결과다.

조사위는 지금까지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한 유골 60여기에 대한 분석을 마쳤고, 나머지 100여기에 대한 분석을 계속할 계획이다. 또 유전자 정보가 확인된 A씨의 사망 원인과 행방불명된 경위, 암매장까지 이르게 되는 과정 등을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다.

옛 광주교도소는 5·18 당시 계엄군이 사망한 민간인을 암매장한 장소로 지목했던 곳으로, 5·18 행방불명자와의 연관성이 주목돼 왔다. 아직도 암매장 추정지가 있고, 또 외로이 죽어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랑자들의 경우는 가족이 없어 연결고리를 찾을 수도 없다. 조사위의 갈길이 멀고도 험하다.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가능한 현대적 첨단 기법을 도입하는 등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진실로 나아가려는 조사위의 노력이 진실의 문을 하나 하나 열어젖히고 있다. 행방불명자와 암매장 사건은 아직도 명쾌하게 밝히지 못한 아픔 중 하나다. 조사위가 끝까지 진실을 밝혀내 억울하게 떠난 이들은 물론 남은 가족들의 평생의 한과 응어리, 역사의 진실을 밝혀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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