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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순위 청약' 알음알음 아는 사람만···정보 비대칭 논란[집피지기]

입력 2023.12.02. 06:00 댓글 0개
최근 '청약홈' 무순위청약 게시판 한산
규제 사라져 자체 홈피서 모집 가능
자체 모집 선택하는 건설사 늘어나
몇면 신청했는지 경쟁률 확인 불가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요즘 청약홈의 무순위 게시판이 한산합니다. 최근 분양한 아파트 단지들이 미계약된 물량을 청약홈이 아닌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무순위 청약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 강동구 분양 대장주로 주목을 받았던 'e편한세상 강동 프레스티지원(천호3구역)'은 오는 4일 자체 분양 홈페이지를 통해 8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접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인근 단지인 '더샵 강동센트럴시티(천호4구역)'의 경우에도 지난달 11~12일 홈페이지를 통해 미계약분 27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습니다.

무순위 청약은 계약완료 후 잔여분 발생 시 추가로 공급하는 '사후 접수' 등을 말하는 데, '줍고 줍는다'는 뜻의 '줍줍'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의 무순위 청약은 청약홈을 통한 모집이 의무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1월3일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이런 의무가 사라졌습니다.

비규제지역에서의 무순위 청약은 청약홈 사이트를 통하지 않고 자체 홈페이지에서 진행하는 게 가능해진 것입니다. 이에 따라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미계약 물량 판매에 나서는 일이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서울 주요 단지 중에 '보문 센트럴 아이파크' 정도만 청약홈을 통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고,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등 대다수 단지가 자체 홈페이지를 선택했습니다.

앞으로 비규제지역의 무순위 청약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장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분양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처럼 청약 열기가 식고 있을 때 청약홈을 통해 모집에 나섰다가 결과가 좋지 않으면 저조한 성적표가 적나라하게 공개돼 기피 단지로 낙인찍힐 우려가 있다는 겁니다.

더구나 무순위 청약에서도 완판에 실패하면 이른바 'N차' 무순위 단지란 꼬리표가 붙으면서 수요자들이 더 떨어져 나가게 되는 최악의 상황에 몰리게 됩니다.

실제로 작년 3월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분양한 한 대기업 브랜드 단지는 10차례 넘게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끝에 1년 반 만에 완판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건설사들은 또 홈페이지를 통한 모집의 장점으로 청약홈의 복잡한 절차를 건너뛸 수 있는 데다 조금이라도 빨리 입주자 모집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자격조건을 갖추지 못했거나 자금조달 여건을 확인하지 않은 채 청약에 나서는 '묻지마 청약'으로 인해 실수요자들의 당첨기회 상실이 문제가 되고 건설사들도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청약홈이 아닌 홈페이지 모집이 늘어나게 되면 청약을 하고 싶은 소비자 입장에서 관련된 정보를 얻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입니다.

즉 무순위 청약이 건설사 홈페이지를 통해 청약이 이뤄지면 알음알음, 아는 사람에게만 기회가 돌아가게 돼 정보 비대칭성이 커지게 됩니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순위 청약에 몇 명이나 신청했는지 등 중요한 경쟁률 정보를 확보하기 어렵게 됩니다. 계약을 앞둔 당첨자도 상담원의 말만 믿고 계약을 진행해야 합니다.

건설사들의 편의를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적 약자인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제도적인 개선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연재물입니다. 어떤 궁금증이든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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