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서 맞아 ‘절기 문화 한마당’
시민 150여명 천연염색 체험
남도 음식 나눔·야외 공연도
유난히 기승을 부리던 여름 무더위가 물러나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찾아온다는 절기 처서(處暑·23일)를 맞아 광주의 역사문화 공간인 희경루가 푸른 쪽빛과 남도의 멋으로 물들었다.
광주문화재단은 지난 22일 광주 남구 광주공원 내 희경루 잔디마당에서 절기·세시 문화 프로그램 ‘2026 무등풍류뎐 in 희경루’ 7회차 행사 ‘희경루 처서(處暑): 바람에 씻고, 햇살에 말리다’를 개최했다.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한국천연염색박물관과 협력해 마련한 이번 행사는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의 의미를 담아 쪽빛 천연염색 체험과 전통 식음료 시음, 야외 퓨전 음악회 등으로 꾸려졌다.
이날 잔디마당에서 시민들의 눈길을 끈 것은 ‘손수건 쪽빛 천연염색 체험’이었다. 전남 나주의 대표적인 전통문화 자원인 쪽염색을 활용해 시민들이 직접 흰 손수건에 푸른 쪽빛을 물들였다.
흰 손수건을 고무줄로 고정한 뒤 쪽물에 담그자 남색에서 녹색을 거쳐 푸른빛으로 색이 변했다. 찬물에 헹궈낸 손수건을 펼치자 선명한 꽃무늬가 드러났고, 물들인 손수건들이 희경루 잔디마당의 바람과 햇살 아래 휘날리며 행사 주제인 ‘바람에 씻고, 햇살에 말리다’를 그대로 보여줬다. 체험에는 사전 및 현장 접수를 통해 시민 150여명이 참여했다.
전통 먹거리 나눔 자리도 마련됐다. ‘맛으로 더위를 거두다’ 프로그램에서는 광주시 무형유산 남도의례음식장 민경숙 보유자가 전통 절기 음식인 쑥절편과 배꽃 모양으로 썰어 올린 오미자화채를 선보였다.
참가자들은 전통 음식을 맛보며 절기의 의미를 되새겼다. 행사에서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다회용 컵을 준비하고 개인 텀블러 지참도 권장했다.
해 질 녘 야외무대에서는 ‘가야금 앙상블’의 가요·트로트 메들리를 시작으로 ‘바이올린 이지오’ 팀의 클래식·민요 퓨전 연주, 소리꾼 임재현의 판소리 무대가 이어졌다.
현장을 찾은 윤모(42·북구 용봉동)씨는 “조선시대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는 희경루 아래에서 직접 쪽빛 물을 들이고 가을바람을 맞으니 옛 선비들의 풍류를 그대로 느끼는 듯했다”며 “절기의 소중함과 남도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한꺼번에 경험한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하형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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