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방네] 여순의 역사 첫 기록한 '사진기자 이경모'를 만나다

입력 2026.08.03. 15:29
고한상 시민기자
1948년 10월 여순 10·19사건 당시 전남 여수 여수서국민학교에서 시민들을 모아 반군 및 좌익 부역자를 손가락으로 지목·색출한 이른바 ‘손가락 총 사건’ 현장. 이경모 촬영.

8월 광양서 탄생 100주년 전시

작품 통해 고향·현대사 등 조명

'나도 기록자' 사진촬영 체험도

오는 8월 1일부터 31일까지 광양문화예술회관에서 백암 이경모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이경모의 시선’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광양시가 주최하며, 대한민국 보도사진의 선구자인 이경모 선생의 삶과 작품 세계를 재조명하고, 기록사진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마련됐다.

이경모(1926~2001) 선생은 광양 출신으로, 1948년 여순사건 당시 국내 언론사 사진기자로는 유일하게 현장을 취재해 역사적 장면을 기록한 인물이다. 총탄이 오가는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사건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냈으며, 그가 남긴 기록사진은 여순사건의 실상을 전하는 귀중한 역사 자료로 평가받는다. 특히 당시 민간인의 삶과 시대의 비극을 생생하게 담아낸 사진들은 사건의 진상규명과 역사적 재조명 과정에서도 중요한 사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경모 선생

이경모 선생은 학창 시절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할 만큼 뛰어난 예술적 감각을 인정받았으며, 이러한 미적 감각은 이후 보도사진에서도 사실성과 예술성을 함께 담아내는 밑거름이 됐다. 1946년 호남신문(현 광주일보) 사진기자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해방 전후의 사회상과 한국전쟁, 여순사건 등 대한민국 현대사의 굵직한 현장을 기록하며 한국 보도사진의 초석을 놓았다.

이번 전시는 ▲격동의 현장 ▲견디는 시간 ▲사라지는 것들 ▲고향 그리고 일상 등 네 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여순사건을 비롯해 해방 전후 지역 사회의 모습과 한국 현대사의 주요 순간, 고향 광양과 일상을 담은 작품들을 통해 한 사진기자가 바라본 시대의 흐름과 삶의 기록을 만나볼 수 있다. 단순히 사진을 감상하는 전시를 넘어, 사진이 역사와 기억을 어떻게 남기는지를 되새겨보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전시 마지막에는 ‘나도 기록자’ 에필로그 공간을 마련해 관람객이 즉석 사진을 촬영하고 인화해 전시 공간에 직접 붙여보는 참여형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자신의 일상을 사진으로 남기며 기록의 의미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공간으로, 과거를 기록한 사진과 오늘의 기록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다.

전시에는 여순사건뿐 아니라 해방 전후 지역의 변화와 한국 현대사의 주요 장면을 기록한 사진들도 함께 소개된다. 사진 한 장, 한 장에는 당시 시대상과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관람객들이 역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기록사진가로서 평생 남긴 작품들은 한 개인의 예술세계를 넘어 대한민국 현대사를 증언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역 출신 사진기자인 이경모 선생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기록사진이 지닌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탄생 100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번 특별전은 한 사진기자의 시선을 통해 시대를 기억하고, 역사를 기록하는 사진의 힘과 가치를 다시금 돌아보는 뜻깊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고한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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