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방네] 바다·사람·막걸리가 엮어낸 풍경

입력 2025.09.22. 15:29
최유현 시민기자

2026 여수세계 섬 박람회 미리보기 ③ 개도

40년 막걸리·청석포 해수욕장

"박람회로 섬에 다시 활기 돌길"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를 앞두고 두번째로 찾은 섬 개도(蓋島). 여수 화정면에 속한 작은 섬(면적 6.9㎢, 해안선 18.7㎞)은 바다와 사람, 그리고 술이 어우러진 일상으로 단단한 시간을 쌓아가고 있었다.

마을 어귀 보호수.

▲여름 그늘에서 만난 섬의 목소리

마을 어귀 보호수 아래 정자에는 여름 햇살을 피해 모여 앉은 어르신들이 있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담소 속엔 섬의 하루가 고스란히 담겼다.

강용길(84) 씨는 "내 평생 이렇게 큰 전시장이 섬에 들어서는 건 처음"이라며 "개도도 이제 세상에 알려질 기회가 생겨 기쁘다"고 했다. 이영만(78) 씨는 "예전엔 젊은이들이 떠나 한적했는데, 박람회를 계기로 다시 활기가 돌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장 부지 맞은편 40년 넘게 막걸리를 빚고있는 '개도막걸리'.

▲개도의 맛, 막걸리에 담긴 마음

전시장 부지 맞은편에는 섬의 또 다른 얼굴 '개도막걸리'가 있다. 주조장 안에는 갓 부어낸 막걸리와 해물파전이 상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김남희(76년생) 대표는 "40년 넘게 막걸리를 빚어온 아버지의 손맛을 잇고 싶다"며 "섬 이름을 딴 막걸리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막걸리와 함께 내는 안주에도 정성을 아낄 줄 몰랐다. 넉넉한 해물, 두툼한 두부, 정성껏 부친 전은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는 철학을 담고 있었다.

은은한 곡물 향과 부드러운 단맛이 감도는 막걸리는, 그가 전하고자 하는 진심처럼 오래 여운을 남겼다.

▲청석포 해수욕장, 바다와 마주한 젊음

개도의 대표적인 풍경은 청석포 해수욕장에서 만날 수 있다. 과거 구들장 돌을 캐던 흔적으로 절벽이 반듯하게 드러난 독특한 지형. 지금은 그 자리가 백패커들에게 성지가 되었다.

계절이 바뀌면 해변에 색색의 텐트가 들어서고, 바람과 파도만으로도 여행자들의 하루가 채워진다. "섬이라서 가능한 여유"라는 한 여행자의 말처럼, 청석포는 젊은 세대를 불러들이는 섬의 현재진행형 공간이었다.

▲돌과 바다, 시간이 만든 풍경

섬 서쪽 모전몽돌해수욕장에서는 파도에 굴려 둥글어진 몽돌이 부딪히며 작은 종소리를 냈다. 주민들이 하나둘 쌓아올린 돌탑은 기도의 흔적이자 섬이 품은 세월의 기록이었다. 늘 같은 자리에서 섬과 육지를 이어온 어르신들의 일상이 곧 이 섬의 역사였다. 청석포의 백패킹은 새로운 세대를 불러들이고, 개도막걸리는 전통과 문화를 맛으로 잇는다. 작은 섬이지만, 그 속에는 바다와 사람, 그리고 삶이 엮어낸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었다.

최유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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