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방등산가'부터 이어져
마을마다 전해지는 민요도
장성문협 70명 회원 '활발'

"다방면에 걸쳐 걸출한 문인들이 장성에서 배출된 데에는 한양을 왕래하는 관문이었던 지리적 환경과 산고수려(山高水麗)한 자연이 바탕이 됐습니다."
변재섭 장성문인협회(이하 '장성문협') 회장은 "'문불여장성'이 탄생할 수 있는 배경을 짚어보기 위해서는 백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성과 고창, 정읍의 경계에 있는 방장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백제 가요 '방등산가'는 가사 내용은 전해지지 않지만 장성 문학의 뿌리로 볼 수 있다. '방등산가'로 미루어보아 알 수 있듯, 장성의 수려한 자연환경이 문인들의 창작 활동에 일조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문헌으로 전해진 작품을 근거로 한다면 '자연가' 등 많은 시조 작품을 남긴 하서 김인후를 비롯해 고봉 기대승, 노사 기정진을 그 시초로 한다. 이 외에도 장성은 마을마다 전해져오는 민요 또한 풍성하다.
변 회장이 이끌고 있는 장성문협은 1989년 창립된 장성문학회에서 출발했다. 기관지 '장성문학' 발간을 비롯해 장성문학상 시행, 장성문학대관 발간 등 장성문학을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문학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장성문협은 70여명의 회원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종합 반연간지 '장성문학'은 지난해부터 상반기와 하반기 두 권을 발간하며 시, 시조, 동시조, 동시, 동화, 수필, 소설 등을 게재한다.
문학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연례행사와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황룡강 서삼교 장미터널에서 시화전을 진행했으며, 설치된 시화는 연중 전시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5월에는 공주 나태주풀꽃문학관을 방문해 나태주 시인의 문학세계를 들여다보는 문학기행을 시행하고 10월에는 관내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시낭송대회를 개최했다. 회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활동들은 올해도 이어질 예정이다.

변 회장은 "장성 문학은 한 가지 분야가 아니라 여러 장르에서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이 생산된 것이 특징"이라며 "작품의 질과 양에서 두루 수위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문불여장성'의 맥을 잇기 위해 장성문협 회원들과 더욱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변 회장은 지난 2023년 한국문인협회 장성지부 회장으로 선임됐다. 장성문협 회장이자 시집 '사과다방' 등 4권을 펴낸 시인으로서 활발히 작시 활동 중이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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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한 기후와 넓은 강, 상상력 자극의 원천" 김옥희 백호문학관 학예연구사 "시인이란 세상에 예민한 촉수를 대고 가장 먼저 반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주 문인들에게는 이러한 시대정신을 놓치지 않고 작품에 반영해왔다는 공통점이 있지요."김옥희 백호문학관 학예연구사는 나주 문학의 특징에 대해 '모순과 불합리에 안주하지 않는 날카로운 시대 정신'으로 정리했다.온화한 기후와 너른 평야, 유유히 흐르는 영산강은 문학과 문화예술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임제부터 정우채, 오유권에 이르기까지 나주 문인들은 각자가 살았던 시대와 인간의 삶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공통적으로 그려냈다는 것이다.김 학예사는 "현실을 외면한 뜬구름같은 서정이 아니라, 우리 삶에 기반한 단단한 감성이 생동감 있게 살아있는 것이 나주 문학의 특징이다"며 "나주 문인들에게 영산강은 단순한 작품의 소재가 아니라 인간의 삶과 고뇌가 담겨있는 삶의 현장 그 자체다"고 말했다.이러한 흐름 시작은 나주문학의 뿌리인 임제로부터 비롯했으며 그를 기리고 있는 백호문학관은 어린이글짓기대회, 찾아가는 청소년 문학교실, 백호시강독회 등을 열며 백호의 문학세계를 전하고 있다. 전시실, 수장고, 체험실, 도서실, 집필실 등을 갖추고 시민과 함께 하는 문학프로그램도 연중 운영 중이다. 특히 매주 토요일 진행되는 '한시 100수 읽기'는 전국에서 사례를 찾기 힘든 한시 관련 시민강좌로 나주의 높은 문학 수준을 보여준다. 올해는 타오르는강문학관과도 협업해 등단작가와 함께하는 시창작교실, 시낭송회등도 열릴 예정이다.또 2018년부터는 백호임제문학상을 운영했으며 지난해에는 시대의 모순과 불의에 저항해온 거리의 시인, 송경동 시인이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김 학예사는 "백호문학관이 곧 나주문학관이다. 백호를 시작으로 나주의 문학정신과 전통을 현대에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동안 백호임제문학상이 시상식만 단촐하게 운영했는데 올해부터는 나주문학제를 신설해 문학상 시상식, 문화콘서트 등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문화축제로 만드려고 한다"고 밝혔다.끝으로 "장기적으로는 나주문학에 대해 가장 전문적이면서 가장 대중적인 문학관이 되려 한다" 며 "다양한 학술사업과 대중프로그램을 꾸려나가 백호문학관이 나주문학의 거점이자 허브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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