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가짜뉴스를 사회적 독버섯으로 규정…근절 위한 방안 제시
전문가들 “팩트체크·취재 과정 공개 등 언론 역할 충실해야”

5·18 광주민주화운동 46주년 기념일을 2주일여 앞둔 지난 5월 3일 서울시 송파구 한 교회 목사는 예배 설교 도중 “5·18이 민주화 운동이 아니라 북한의 지령에 의해서 이루어진 공산 폭동이다”며 “우리나라 역사는 완전히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왜곡됐다. 교과서로 끊임없이 아이들을 세뇌 시키고 있다”고 주장,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 당했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달 21일 “5·18 북한군 개입설 등 가짜뉴스에 모든 수단 총동원해 응징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6·3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사태와 관련 만연한 가짜뉴스에 대한 엄정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처럼 가짜뉴스의 심각성과 폐해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본보는 올 초부터 가짜뉴스의 시작과 이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 보도를 이어가고 있어, 대통령의 가짜뉴스 근절 주문의 뜻을 같이하고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부실한 건 사실인데 그렇다고 선거 자체가 부정될 부정선거는 아니지 않냐”며 “가짜뉴스에는 엄정하게 대응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가짜뉴스, 혐오와 조롱이 체계적인 공격 수단 또는 부당한 이익을 얻는 수단이 돼 가고 있는 것 같다”며 “무책임하게 사실상 허위 사실을 공표, 확산하는 그런 행위가 너무 당연한 것처럼, 마치 그게 진실을 전달한 것처럼 악용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인격이나 이해관계에 관한 허위 주장을 ‘누가 카더라’라고 전파하면 안 된다”며 “이런 점에 대해 분쟁이 될 경우 수사기관이 좀 엄정하게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가짜뉴스나 조롱, 혐오, 조작 이런 것들을 전달하는 게 과거처럼 한두 명 개인의 피해로 그치는 게 아니라 엄청난 사회적인 갈등과 대립을 초래한다”며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부담해야 되기 때문에 과거와 다르게 평가해야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꾸준히 가짜뉴스의 폐해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해 9월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짜뉴스를 통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거나 경제적 이익을 취하면 민주주의 시스템 자체가 훼손된다”며 고의적 허위정보 유포에 대해서는 강한 손해배상 책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언론 뿐 아니라 유튜브·온라인 플랫폼 등에서 수익을 목적으로 허위정보를 생산하는 행위도 문제 삼았다.
지난 3월 31일 중동 위기와 에너지 수급 문제를 논의하는 국무회의에서 쓰레기봉투 사재기와 원유 유출설 등 사회 불안을 조장하는 허위 정보를 언급하며 “가짜뉴스는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중대 범죄에 해당한다”며 “불필요한 공포와 혼란을 유발해 국가 위기 대응을 방해한다. 엄정하고 신속하게 조치해 달라”고 경찰에 주문했다.
지난 4월에도 가짜뉴스를 민주주의와 사회 신뢰를 해치는 문제로 규정하며 ‘가짜뉴스 척결’ 기조를 강조했다.
이처럼 국민주권정부는 출범 이후 꾸준히 가짜뉴스의 폐단 척결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본보는 ‘가짜뉴스는 사회의 독버섯’이라는 인식 아래 가짜뉴스를 뿌리뽑기 위해 학계와 전문가 인터뷰를 이어가며 가짜뉴스의 원인과 문제점,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한선 호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는 “유튜브를 비롯한 SNS 등 1인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가짜뉴스’가 더 공고해지고 강력해졌다”며 “레거시 미디어의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는데다 정치·사회적으로 양극화되면서 주류 담론이 사라지고 진실을 알 수 없는 탈진실의 시대가 됐다. 특히 정치적으로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상대방의 주장을 ‘가짜뉴스’라고 일컬으면 그걸 믿는 무리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한 교수는 가짜뉴스 근절을 위해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언론 본연의 역할’은 다른 교수나 전문가들도 한결같이 언급한 부분이기도 하다.
한 교수는 “‘의도성’이 없더라도 오보가 가짜뉴스로 취급받고 있다. “오보와 ‘가짜뉴스’를 구분하기 쉽지 않지만 사실 확인을 보다 충실히 해야 하고, 취재를 시작한 배경, 취재 과정 등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또 허위조작정보 혹은 의도를 가진 편향적인 정보가 확산되는 중요한 통로 중 하나가 플랫폼이다”고 지적하며 가짜뉴스 근절을 위해 플랫폼의 역할도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양정애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 책임연구위원 역시 “가짜뉴스의 폐해는 개인의 피해는 물론 사회, 더 나아가 정보환경 자체의 문제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며 “속도를 중요시 하는 언론의 보도 행태의 개선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 연구위원은 “가짜뉴스가 반복적으로 확산되면 사람들은 점점 ‘사실이 무엇인가’보다는 ‘누가 어떤 입장을 가지고 말하느냐’에 따라 정보를 받아들이게 되면서 토론하기가 어려워지고, 갈등이 더 쉽게 격화되는 구조가 된다”며 “허위정보가 많아질수록 역설적으로 검증된 정보의 가치도 함께 떨어지게 되면서 어떤 정보도 쉽게 신뢰하지 않게 된다. 사실에 기반한 보도와 그렇지 않은 정보가 같은 수준에서 소비되는 상황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재규 언론중재위원회 연구교육본부장은 “언론 스스로 정치적 편향성을 당연시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결과, 정치인으로 하여금 상대 진영에 속한 언론매체를 ‘가짜뉴스’라 쉽게 규정하고 매도할 수 있게 만들었다. ‘가짜뉴스’라 규정하며 도발하는 정치인과 싸우기 보다는 언론 스스로 각자의 정치적 편향성과 치열하게 싸우는 것이 훨씬 유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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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어떡하라고"···전남광주 홈플러스 입점 점주들 '망연자실'
1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홈플러스 동광주점이 임시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마트가 문을 닫은 모습. 강주비 기자
“7억원을 들여 만든 일터가 하루아침에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와 휴업 조치가 현실화되면서 대형마트 안에서 생계를 이어온 입점업체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홈플러스가 긴급 운영자금 확보로 회생 가능성을 다시 열었지만, 판매대금과 임대보증금 반환 등 등 보상 방안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입점 점주들은 회사의 설명 한마디 듣지 못한 채 언론 보도로 상황을 확인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1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홈플러스 광주하남점이 임시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입점 업체가 철수한 모습. 강주비 기자15일 오후 찾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광주특별시) 북구 홈플러스 동광주점.마트 내부에서는 영업 중단 안내 방송이 반복해서 흘러나왔고, 본매장은 셔터를 내린 채 불이 꺼져 적막감이 감돌았다. ‘입점업체는 정상 영업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일부 매장은 이미 집기를 철수해 텅 비어 있었고, 문을 연 점포 직원들은 매대 앞에 앉아 침울한 표정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10여년 넘게 이곳에서 매장을 운영해 온 점주 A씨는 “상황이 어떻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다.A씨는 “회생 이야기가 나온 지는 꽤 됐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휴업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막연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이어 “회원권을 끊어놓은 기존 고객들만 이용하면서 차감만 이뤄질 뿐 신규 회원은 없어 사실상 매출이 없는 상태”라며 “폐점이 현실화되더라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할 겨를도 없다”고 토로했다.또 “회사에서 별다른 설명을 들은 적이 없고 기사를 보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고객들도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묻지만 정작 우리도 아는 것이 없어 답답하다. 정확한 안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2022년 입점한 점주 B씨는 “저는 본사 소속이라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날 수도 있지만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은 사정이 다르다”며 “직원 2~3명 모두 광주에서 생활하고 있고 광주에서는 이곳이 유일한 매장이라 폐점되면 가장 가까운 대구로 옮겨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1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홈플러스 동광주점이 임시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입점 업체가 철수한 모습. 강주비 기자화장품·의류 등 일부 브랜드는 본사 방침에 따라 철수했지만, 보증금과 월세를 내고 홈플러스와 직접 계약한 점주들은 사정이 달랐다. 월세를 직접 내는 매장들은 상가임대차보호법상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광주하남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이날 오전 만난 광주하남점 입점업체 점주 C씨는 “계약 당시 홈플러스 건물이 담보신탁으로 넘어간 사실을 안내받지 못했다”며 “이후 이 사실을 알게되고, 상황이 악화되는 것 같아 중간에 나가고 싶었지만 원상복구 비용만 보증금의 절반 가까이 들어가는 데다 남은 보증금까지 돌려받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C씨는 “입점 점주나 납품업체 채권은 후순위가 될 가능성이 크고, 경영진의 임금과 퇴직금이 먼저 지급될 수도 있다는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입점 점주들은 지역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풀뿌리 소상공인이다. 파산관재인이나 금융기관에 비해 우리의 목소리는 작을 수밖에 없다. 심리적인 고통이 너무 커 앞으로 다른 사업을 시작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광주하남점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대표 D씨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다.D씨는 “평생 모은 돈과 빚을 더해 인테리어 공사에 3억3천만원, 헬스기구 구입에 3억4천만원 등 모두 6억7천만원을 투자했다”며 “홈플러스를 믿고 들어왔는데 대기업이 문을 닫으면 보증금과 시설비를 투자한 임차인들은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적었다.이어 “마트가 문을 닫으면 투자금은 물론 회원들에게 돌려줘야 할 환불금까지 모두 제가 감당해야 한다”며 “힘없는 임차 소상공인이 모든 피해를 떠안지 않도록 정당한 피해보상이 이뤄질 수 있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1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홈플러스 동광주점이 임시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입점 업체가 철수한 모습. 강주비 기자홈플러스는 운영자금 부족을 이유로 지난 13일부터 본사와 전국 67개 대형마트 점포에 대한 임시 휴업을 통보했다. 광주특별시에서는 2024년 광주계림점이 폐점한 데 이어 올해 목포점과 순천풍덕점의 폐점이 결정됐고, 정상 영업 중이던 동광주점과 광주하남점, 광양점, 순천점도 휴업에 들어갔다. 현재 이들 4개 점포에는 150여개 입점업체가 영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즉시항고 기한인 오는 20일까지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파산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날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2천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지원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생 가능성은 다시 열리게 됐다. 운영자금이 확보되면 홈플러스는 즉시항고를 통해 회생절차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홈플러스는 판매대금은 영세 개인사업자에게 우선 지급하고 있으며 법인사업자에 대해서도 자금을 확보해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입점 점주들이 우려하는 임대보증금 반환 등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한편 홈플러스 입점점주협의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판매대금 지급과 임차보증금 보호 대책, 입점 소상공인의 생존권과 영업권 보장을 촉구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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