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언론의 철저한 팩트체크와 투명성·설명 책임성으로 해결 가능"

입력 2026.05.04. 16:27 선정태 기자
[무등일보 기획 캠페인- 허위 가짜뉴스는 사회의 독버섯]
① 한선 호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
가짜뉴스 대신 허위조작정보라 불려야 옳아
오보와 가짜뉴스는 비슷해도 ‘의도성’서 갈려
팩트체크만이 가짜뉴스 누명 벗어날 유일한 길
한선 호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1)


지난 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국회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관한 법률을 통과시켰다. 이른바 ’허위조작 정보 근절법‘의 핵심은 온라인 ’가짜뉴스‘의 유통을 규제하는 법적 틀을 처음으로 명시화한 것이다.

’가짜뉴스‘의 개념을 법률로 정의하고, 가짜뉴스 유포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고 플랫폼에 유통 방지 의무를 부과했다. 가짜뉴스 근절에 칼을 꺼내든 것이다.

이에 무등일보는 언론학 교수를 비롯해 언론 전문가들을 통해 가짜뉴스가 왜 만연해졌는지, 가짜뉴스를 근절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알아 본다.

한선 호남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가짜뉴스가 넘쳐나는 시대, 역설적으로 언론의 투명성과 설명 책임성이 가장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가짜뉴스’는 근절되지 않을 것”이라며 “학계에서는 ‘가짜뉴스’라는 표현을 지양하고 쓰면 안된다고 지적했지만, 사람들 사이에 가장 임팩트있는 표현이다 보니 그 생명력이 지속되고 강해진 것”이라고 밝혔다.

EU가 ‘가짜뉴스’는 정치적 수사에 가까운 용어라고 정의한 후 ‘허위조작정보’가 더 정확한 표현이니 이를 사용하자고 권장했지만, 단어가 갖는 강력함 때문에 병리적인 생명력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한선 호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1)

한 교수는 ‘가짜뉴스’가 전세계적으로 퍼진 계기를 2016년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 시기부터라고 꼽았다.

그는 “‘가짜뉴스’는 단어 자체만으로 강력하게 직관적이고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용어”라며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1기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 자기 마음에 맞지 않거나 정치적으로 견해가 다른 언론들을 몰아세우기 위해 ‘페이크 뉴스’라는 표현으로 썼다. 당시 여러 가지 정치·사회적인 환경하고 맞아떨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짜 뉴스’를 쓰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짜 뉴스’라는 용어는 엄밀하게 따지면 분명히 잘못된 것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사용하는 이유는 우리의 정치·사회 환경하고도 굉장히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정치·사회적으로 굉장히 양극화·분절돼 있다. 미디어 측면에서도 예전처럼 레거시 미디어 몇몇이 국민 대중 전체에게 의견을 전달하거나 아젠다를 설정하는 시대가 아닌 것”이라고 밝혔다.

유튜브를 비롯한 SNS 등 1인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가짜뉴스’가 더 공고해지고 강력해졌다는게 한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이제는 전통적인 신문·방송이 약해지고 유튜브 등 1인 미디어와 정치인들의 SNS 등 엄청나게 많은 미디어가 섞여 있는 혼성적인 미디어 시대다”며 “신문·방송 등 레거시 미디어의 분석에 대해 1인 미디어가 ‘저건 가짜뉴스다’고 반박하면 대중들은 어떤 것이 진실인지 판별하기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레거시 미디어의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는데다 정치·사회적으로 양극화되면서 주류 담론이 사라지고 진실을 알 수 없는 탈진실의 시대가 된 것”이라며 “특히 정치적으로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상대방의 주장을 ‘가짜뉴스’라고 일컬으면 그걸 믿는 무리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짜뉴스’를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오보와 어떻게 다른지 명확히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오보는 취재 당시 최선을 다했지만 나중에 잘못된 내용으로 판명되는 경우다”며 “결과적으로 잘못됐다고 해서 오보를 ‘가짜뉴스’와 같은 프레임으로 엮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보와 ‘가짜뉴스’는 유사해 보일 수 있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의도성’이다”며 “경제적 이득이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의도를 가지고 정보를 조작하는 것은 ‘허위조작 정보’ 이른바 ‘가짜뉴스’다. 처벌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가짜뉴스’ 근절을 위해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론에게 필요한 덕목이 ‘투명성’과 ‘설명 책임성’이라고 꼽았다.

한선 호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1)

그는 “결과적으로 오보로 판명날지라도 취재를 시작한 배경과 과정이 설명돼 사회적 통념 범위 내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투명성’이 필요하다”며 “오보로 인해 언론들이 언론중재위에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설명 책임성’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오보’는 언론이 취재를 시작한 배경, 취재 과정 등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반면 ‘가짜 뉴스’는 정보가 나오게 된 배경이나 과정 등을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게 가장 큰 차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기자가 하루 하루 기사 생산에 바쁘다는 핑계로 팩트체크를 게을리한다는 것은 직무유기다”며 “오보와 ‘가짜뉴스’를 구분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시간에 쫓긴다는 이유로 언론의 책임과 의무를 회피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팩트체크에 충실하면 기자들이 생산하는 뉴스는 오랜 생명력을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언론은 매일 매일 새로운 뉴스를 생산한다. 신문은 매일 신문을 발행하면서 오늘 들어간 기사는 다음날 기억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단순한 스트레이트 기사보다는 분석하고 자료와 정보를 담은 기사를 많이 생산하면 그 생명력은 오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종이 신문의 미래는 낙관적이지 않지만, 디지털플랫폼 시대에도 기사의 생명력은 영원할 것”이라며 “공신력을 얻을 수 있는 기사, 팩트체크를 제대로 한 기사는 온라인을 통해 오랜 시간이 지나도 많은 사람이 찾는 기사로 남게 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가짜뉴스’가 만연한데는 언론과 기자의 책임도 있지만 플랫폼의 책임도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허위조작정보 혹은 의도를 가진 편향적인 정보가 확산되는 중요한 통로 중 하나가 플랫폼이다”며 “유럽은 DSA(digital service act)를 통해 플랫폼 스스로 허위 조작정보인지 감시하고 주기적으로 보고서를 만든다. 우리나라도 플랫폼 스스로 허위 조작 정보인지 감시하고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광주시와 전남도가 통합돼 전남광주특별시가 된다. 많은 것이 혼란할 새 시대에 무등일보가 정파에 치우치지 않고 제대로 된 길을 가는 언론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지역민으로 신뢰받는 공신력있는 언론이 되기 바란다”며 “신문사 스스로, 기자 각자가 노력해야 지역민으로부터 호응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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