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늪' 광주·전남 경제···"내년엔 코로나때보다 어렵다"

입력 2024.12.25. 16:21 박석호 기자
내수침체에 국내외적 불확실성 여전
광주연구원, 내년 성장률 1.4~1.7%
한국은행 "낮은 수준 성장세 " 전망
트럼프 2기 보호무역…수출 먹구름
여수석유화학단지 가동중단 '비상'
"내수진작·차세대 산업 육성 시급"
자영업 경기 등 생산과 소비가 침체되면서 광주지역의 빈 사무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 한 전통시장이 있는 부근 도로변에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무등일보 DB

올 한해 내내 광주·전남 경제가 불황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과 세계적인 경기침체 등에 따른 주력산업 부진과 함께 극심한 내수침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치 불안과 함께 트럼프 2기의 보호무역 정책까지 겹치면서 내년에는 코로나 시절 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수 진작과 주력산업 보호 정책과 함께 AI(인공지능) 등 지역특화 신성장 산업에 대한 중장기 육성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주연구원이 발간한 광주정책포커스 '2025년 광주시 경제전망'에 따르면 내년 광주지역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시기 평균 경제성장률인 2.0%를 밑도는 1.4~1.7%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내년 국내 평균 성장률 전망치(1.9~2.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연구원은 지난 30년 지역 경제성장률은 하락세가 이어지는 등 추세적으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 광주 경제는 주력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수출 및 생산 감소, 서비스업 개선의 제한적 효과 등으로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광주·전남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전달(94.9) 대비 3.8p 하락한 91.1로, 올 들어 최저점을 기록한 가운데 내년에도 위축된 소비심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소비 감소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최성환 연구위원은 "내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자동차 생산 및 수출 감소 대비를 위한 내수 판매 활성화 지원, 고용률 하방 압력 및 소비 감소 대응을 위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지역상품권 할인율 확대, 소상공인 특별지원금 지원 등 다각적인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은행도 내년 지역경제는 낮은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최근 발표한 '광주·전남 경제 주요 이슈와 향후 전망'에서 고물가와 고금리 부담 완화 등으로 소비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건설업황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경쟁 심화 등으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 등 대 중국 경합업종의 경쟁력 약화로 지역 주력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2기의 보호무역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수출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석유화학·철강은 부정적 ▲자동차는 다소 부정적 ▲조선은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미 중국 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기침체, 원자재 가격 폭등 등으로 석유화학산업은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몰려 있는 여수산단의 경우 LG화학, 롯데케미칼, 여천NCC의 공장 가동률은 올해 3분기까지 평균 80%를 넘지 못했고 롯데케미칼은 여수 2공장, LG화학은 여수 SM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내수 진작을 위해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확대, SOC 투자 확대 및 조기 집행 등과 함께 트럼프 2기 정책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수출시장 및 품목 다변화 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며 "중장기적으로 일관성 있게 AI, 신재생에너지 등 지역특화 신성장 산업을 육성하고 연구개발투자 확대를 통해 지역 내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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