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대표 연찬 장소로 사랑받아
불경기 못 버티고 휴업, 향후 계획 미정
40년 역사를 자랑하던 광주 대표 한정식 전문점 아리랑하우스가 구도심 공동화와 경기 불황을 버텨내지 못하고 최근 영업을 중단했다.
남도음식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격조 높은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아리랑하우스는 맞선과 상견례, 연찬회 장소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곳인 만큼 지역민들의 아쉬움은 크다.
29일 금수장호텔 등에 따르면 석 달 전인 지난 7월28일부로 금수장호텔 2층에서 운영하던 한정식 전문점 아리랑하우스가 영업을 중단했다.
아리랑하우스는 광주 향토 호텔인 금수장호텔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금수장호텔은 고 권진수씨가 서울 장충동 금수장호텔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호텔로 1981년 문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이후 3년 뒤 1984년 호텔 2층에 한정식과 계절음식 전문점인 아리랑하우스를 열었다.
80년대 당시 그럴듯한 호텔이 없었던데다가 광주시청 앞에 금수장호텔과 아리랑하우스가 들어서면서 각종 연회는 물론 문화·예술·정재계 VIP를 영접했던 곳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실제로 이곳은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등 역대 대통령들이 머물다 간 유서 깊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금수장호텔의 흥행과 함께 전라도의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는 아리랑하우스도 성행했다.
하지만 구도심 공동화 현상에 따른 상권 변화, 광주시청 이전 등으로 호텔과 식당은 쇠락기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2013년 권 사장이 별세한 이후에는 아들 권홍식씨가 대를 이어 운영하면서 1층에 와인바를 겸한 카페를 오픈하는 등 다방면으로 공간 활성화를 꾀했으나 영업 적자는 지속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광주역의 KTX 운행 중단은 호텔 영업 악화에 결정타가 됐다. 결국 금수장호텔은 2019년 객실 영업을 중단했다.
아리랑하우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도 꾸준히 영업을 이어갔으나, 갈수록 심화 된 동구 계림동의 도심 공동화 현상, 인건비 부담, 불경기 등의 여파로 결국 7월 휴업에 들어갔다. 현재는 1층 와인바 카페만 운영 중이다.
광주의 가장 오래된 향토 호텔에 이어 전통 있는 음식점인 아리랑하우스가 사실상 폐점 수순에 들어가자 시민들은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
시민 김모(59)씨는 "20여년 전 부모님 회갑을 한 곳인데다 지난해에는 아들 상견례도 이곳에서 했다"며 "광주에서 이렇게 오랜 기간 자리를 지킨 곳이 없는데 그저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 황모(68)씨는 "반찬도 정갈하고 김치가 특히 맛있어서 타지에서 온 친구들에게도 자신 있게 소개해 주던 곳"이라며 "한정식집이 비싸지려면 얼마든지 비쌀 수도 있지만 가격도 합리적이라 좋게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권홍식 금수장호텔 대표는 당분간 아리랑하우스를 다시 오픈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공간 활용에 대해서는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권 대표는 "매각이나 위탁 운영 등 다양한 제안이 들어오고 있으나 거절하고 있다"며 "선친 때부터 운영해 온 곳이다 보니 쉽사리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지만 다각도로 호텔 활용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 긴 설 연휴에 매출 주나··· 소상공인 한숨 15일 오후 광주 광산구 송정역 인근 한 미용실에 설 연휴 영업 안내문이 붙어있다. 정부의 27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올 설 명절은 최소 6일의 연휴가 생긴 가운데, 황금연휴로 기뻐하는 직장인들과 달리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걱정만 늘어났다"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어려운 상황에서의 긴 연휴는 오히려 매출 감소, 휴일 근무로 인한 인건비 부담 등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충장로에서 40년 이상 분식집을 운영한 김모(63)씨는 당초 설연휴 3일간 영업을 쉬려고 했으나 27일도 쉴지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김씨는 "직원 세 명을 쓰고 있는데 27일 일하면 휴일 근무로 더 쳐줘야 한다"며 "공무원이나 일부 직장인들에게는 좋지만 우리 같은 상인들에게는 좋을 것 하나도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15일 오후 광주 광산구 송정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천유건(59)씨가 밀가루 반죽을 밀고 있다. 천씨는 "긴 연휴가 골목상권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 같다"고 푸념했다.광주 서구 상무지구 상인들은 벌써부터 설 연휴에 불어닥칠 한파에 대비하고 있다.상무지구에서 5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57)씨는 설전날과 당일만 쉬기로 했다. 이씨는 "공무원과 직장인들이 쉬기 때문에 매출이 줄어들 것은 뻔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쉬면 그만큼 손해지 않나"며 "어쩔 수 없이 최소한의 휴일만 챙기기로 했다"고 말했다.송정역 인근에서 12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천유건(59)씨는 원래 영업일인 토요일까지 영업 후 5일을 쉬기로 했다. 천씨는 "연휴 시작되자마자 다 밖으로 나갈 게 뻔할 것 같아 그냥 쭉 쉬기로 했다"며 "정부가 말로는 내수 경기 진작이라고 하는데 이런 골목상권이랑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 같다"고 푸념했다.충장로에서 3년째 붕어빵집을 운영하는 장연주(29·여)씨는 연휴기간에도 영업하기로 했지만 재료 준비를 걱정하고 있었다. 장씨는 "원래대로라면 금요일에 주말 2일치, 월요일에 연휴 3일치를 준비하면 됐는데 27일 임시공휴일이 되면서 한번에 6일치를 준비해야 한다"며 "영업 도중에 재료 수급이 어려울까도 걱정된다"고 말했다.광주·전남지역 식당과 카페를 대상으로 마케팅 사업을 하는 장모(40)씨는 사라진 연말연시 특수로 인해 상인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경기가 좋을 때는 임시공휴일과 연휴에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겠지만, 현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며 "특히 12월 탄핵국면과 여객기참사로 연말연시 특수가 사라져 1월 매출에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긴 설 연휴는 도움보다는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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