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광주 사람들은 올 한 해 일년 내내 괴로웠다. 기아타이거스 야구의 어처구니없는 침몰에 실망하고 분노했다. 그동안 광주에서 타이거스는 단순한 야구팀이 아니었다. 광주의 자존심이고 자랑이었으며 친구이자 가족이었다. 그런 타이거스가 지난 해 우승이후 모든 사람들의 압도적인 예상을 깨고 8위로 시즌을 마감한 충격은 참으로 컸다. 그러나 여기서 기아타이거스 참패 원인 분석이나 문제점을 논할 생각은 없다. 그것은 스포츠 전문가들의 몫이고 타이거스 선수들이 스스로 찾아내고 대책을 세워 내년을 준비할 일이다. 이미 절치부심의 각오로 부활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 터이다. 지금은 타이거스를 대신해 겨울 시즌을 뜨겁게 달구어줄 여자배구를 이야기 하고자 한다.
바로 광주를 연고로 4년 전에 창단한 페퍼저축은행 배구단 AI페퍼스 이야기이다. 그동안 '만년 꼴찌'라는 꼬리표를 달고 모든 팀의 동네북으로 패배를 일삼던 팀이 이번 시즌에 들어오자마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8일 광주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올 시즌 6승2패로 2위(승점 16)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여자부 제7구단으로 탄생한 페퍼저축은행은 그간 최하위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워낙 기초 전력이 약한데다가 사령탑도 여러 차례 바뀌면서 매년 연패를 거듭했다. 그 결과, 창단 후 4년 연속 최하위라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았다. 그런 팀이 25-26시즌이 시작되자마자 몰라보게 달라졌다. 탄탄해진 공수 전력을 앞세워 연승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개막 이후 지금까지 '안방 불패'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올 시즌 홈 5경기 전승인데 특히 전체 6승 중 5승을 모두 광주에서 기록할 만큼 홈 경기 성적이 압도적이다. 홈 관중의 사랑과 관심을 충분히 이끌어 낼 수 있는 성적이다. 물론 아직은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최종 결과를 낙관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과거 연패를 거듭하고 한 시즌에 23연패를 기록할 만큼 약체의 대명사였던 팀의 반전은 그 것 자체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하다. 연승을 이어가는 초반 기세를 감안하면 이번 겨울 여자배구판을 크게 흔들 태풍의 눈이 되기에 충분하다. 과연 페퍼저축은행의 선전이 언제까지 이어지고 그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참으로 궁금하다. '올 겨울엔 배구다'를 외치는 이유이다. 지난 여름 타이거스 때문에 속상했던 마음을 이번 겨울에는 AI페퍼스 경기를 응원하면서 달래면 어떨까 한다.
페퍼저축은행 초반 돌풍의 핵심은 외국인 선수와 기존 선수들의 효율적인 결합과 전술 및 선수 기용 그리고 심리적 동력 등이 잘 어우러진 결과이다. 우선 외국인 선수 조이 웨더링턴(24·미국)과 시마무라 하루요(33·일본)가 동반 활약하면서 공격 활로가 넓어졌다. 조이는 공격성공률 46.65%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고, 시마무라는 적재적소 이동공격과 속공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시마무라는 경기력 뿐 만 아니라 선수들을 아우르고 파이팅을 불러 일으키는 행동으로 팀의 리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일본 국가대표 출신으로서의 경험과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다가 박정아, 고예림, 박은서, 이한비 등 국내 공격진들도 한층 강해진 모습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장소연 감독의 자상하면서도 체계적인 팀 관리와 정확한 전술 구사, 적절한 선수 기용도 초반 돌풍의 바탕이 되고 있다. 비교적 젊은 선수들과 경험많은 선수들의 조화도 잘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승리 요인은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과 자신감 그리고 홈 관중들의 열렬한 응원일 것이다. 지난 해까지 매년 꼴찌를 하던 팀이 초반 연승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된 점이 정말 중요하다. 특히 홈 경기에서 연승으로 팬들과의 호흡이 좋아진 점은 경기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승리의 경험이 쌓이고 연승의 습관이 생기면 무서운 경기력이 나온다. 지금 페퍼저축은행이 바로 그렇다. 이런 기세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선수 관리로 부상이 없어야 하고, 상대팀들의 집중 견제에 대응할 전략 마련과 홈 팬들의 아낌없는 박수와 응원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올 겨울엔 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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