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지만 우리 국민 모두는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무색할 정도로 힘든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습니다. 먼저 무안공항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한 달 전 12.3비상계엄 사태로 국정은 마비되어 민생과 경제는 도탄에 빠져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무안공항 참극마저 터져 그 어느 지역보다 우리 지역민들이 가장 힘든 새해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을사년 새해가 밝았지만 대통령은 내란수괴범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되어 구속될 지경이고 헌재의 탄핵심판마저 받게 될 처지에 이르자 최상목 비상 권한대행체제로 대한민국은 불안 속에 힘든 새해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국내 경제의 버팀목 산업들과 기업들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후진국 독재국가에서나 있을법할 천인공노할 비상계엄 사태로 국가신인도가 나락으로 떨어져 경제위기는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1월 중순에 들어설 미국의 제 2기 트럼프 정부가 추진할 '미국 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쓰나미처럼 한국을 강타해 우리 경제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주지하다시피 트럼프 집권 2기에 미중 전략경쟁이 1기 때 보다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첨단기술 자립과 추격은 이미 우리 경제의 자랑이던 비교우위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심지어 중국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팽배해 주가 및 원화 가치 폭락으로 이어져 이제 국정 안정과 기술 혁신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나라 안밖의 무한경쟁의 대 위기와 도전 속에 우리 국민 모두가 정신 바짝 차리고 준비 대응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호는 곧 침몰할지도 모릅니다. 어쩌다 한국이 이렇게 되고 있는 것일까요? 작금의 일련의 사태를 보며 대한민국의 국격의 추락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 때 전 세계는 윤 정부 집권 전만 해도 한국의 경이로운 경제성장과 선진 민주주의 달성을 부러워했고, 심지어 2016년 독일 대표 언론지 '시대'(Die Zeit)는 유럽과 미국도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배워야 한다는 보도 마저 했었지요.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K-Culture, 그리고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문화 선진국으로서 한국의 국격과 이미지를 한껏 높여주었습니다. 그럼 한 나라의 국격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원론적으로보면 선진 정치경제문화 및 법 제도의 완비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쉽게는 그 나라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수준에서 국격 정도를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24년 노벨 경제학상을 탄 대런 아세모글루(Daron Acemoglu)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와 제임스 로빈슨(James A. Robinson) 시카고대 정치학과 교수의 주요 공저인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2012) 에서 한 국가의 성공은 얼마나 좋은 제도를 갖추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고 했습니다. 요컨대 제도주의 관점에서 한 국가가 '포용적인 정치 및 경제제도'를 안착시켜 법치 사회를 이루고 있느냐, 포용적인 정치-경제의 제도화가 정착되었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 것이지요. 이 기준에서 보면 후진 최빈국에서 출발한 한국과 대만이야말로 가장 성공한 사례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2024년에 아세모글루는 "한국의 경제발전은 국가성공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일제 식민 지배와 1950년 한국전쟁 폐허 속에 아프리카 가나보다 못 살던 최빈국 한국이 반세기 만에 선진국 반열에 진입한 것이야말로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성공 사례입니다. 더욱이 다른 나라를 침략지배한 제국주의 경험을 거치지 않고 선진국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위대함은 국민의 자랑이요, 또 경이로운 경제성장과 선진민주주의를 동시에 달성한 한국의 발전 모델은 가히 세계적인 연구 대상이라 할 것입니다. 해마다 발표하는 스웨덴 민주주의 다양성연구소 'Democracy Report 2020-2021' 발표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민주주의의 지수(2020-2021년, 0.79) 순위에서 한국이 세계 제 17위까지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윤 정부 집권기인 2024년 50위 까지 추락하여, 세계 32개 자유민주주의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독재화(Autocratization) 진행국가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윤정부의 실정과 여소야대 적대적 대치에 따른 정국 불안과 의정(醫政)대치, 특히 천인공노할 12.3 비상계엄은 한국의 국격과 위상을 하루 아침에 곤두박질시켜 이제 세계는 '코리아 패싱'을 하려 들고 있습니다.
이번 내란수괴 윤석열의 비상계엄시도, 법규 위반인 활주로 콘크리트 둔덕 설치로 인재 사고의 성격이 짙은 이번 무안공항 참사를 보며, 다시금 공동체 안정과 발전을 위해 각자 제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국정 위기 상황에서 논어(論語)의 '君君臣臣父父子子' 구절이 떠오릅니다. 군주는 군주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비는 아비답고, 자식 역시 자식답게 바로 각자 제 위치에서 제 이름값을 하는 '정명'(正名)의 이치를 깊이 새겨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대통령은 대통령 답게, 관료는 관료답게, 군인은 군인답게, 정치인은 정치인답게 주권자인 국민에게 그 맡은 바 책무를 다하는 기본이 충실한 사회를 생각해 봅니다. 작금의 내우외환 속 편안한 일상과 행복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게 다가오는 때 입니다. 신년 어느 신부님 강론처럼 '소확행1'(소소하지만 확실하게 행동)으로 '소확행2'(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실현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을사년 푸른 뱀의 지혜와 용기로 웅비하는 한 해가 되길 앙망하며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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