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평] 위험수위를 넘어선 방송사 중징계 남발

@김기태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이사 입력 2024.04.28. 17:57
김기태(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이사·시사문화평론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아래 방심위)의 방송사 중징계가 극에 달하고 있다. 대부분 정권에 대한 비판적 보도 등에 집중되고 있는데 과거 군부독재 또는 권위주의 정권 아래에서나 있을 법한 언론 통제가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보도, 윤석렬 대통령 '바이든/날리면' 욕설보도,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 보도, 용산 대통령실 이전 관련 보도, 화물연대 파업 정부 비판 보도 등 대부분 윤 대통령이나 정권을 비판한 방송이었다. 그동안 대한민국에서 언론에 대한 권력의 법적, 정치적 통제는 신군부 권위주의 정권 이후 사전에나 나올만한 후진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사실상 사라진 언론통제 유형이었다. 따라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방심위의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방송사 중징계를 통한 언론통제는 매우 심각한 반민주적 행태일 뿐 아니라 앞으로 강력한 저항과 역사적인 심판대 앞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22대 총선에서의 여당 참패와 최근 잇따라 내려지고 있는 방송사 징계 집행정지 결정에서 잘못에 대한 심판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22년 대선 당시 윤 대통령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 관련 '뉴스타파'보도를 인용했다는 이유로 지난 1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 최고 수준인 과징금 처분을 받은 MBC, YTN, JTBC, KBS 등 방송사들이 최근 법원으로부터 '집행정지' 결정을 받았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3월 21일 KBS에 대한 과징금 3000만원 행정처분의 집행을 정지했다. 이에 앞서 법원은 MBC '뉴스데스크'와 'PD수첩'에 내려진 과징금 총 6천만원, YTN '뉴스가 있는 저녁'에 대한 과징금 2000만원 처분도 집행정지한 바 있다. 이는 본안소송인 징계 취소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과징금 처분의 유효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행정기관의 처분을 보수적으로 판단해 온 그동안 법원의 기조에 비춰보면 매우 이례적인 셈이다. 법원은 이 같은 결정을 내리면서 '긴급심의' 안건으로 상정해 신속하게 징계한 방심위 입장과는 상반되게 행정처분을 당장 집행하지 않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심위는 청부민원 사주 의혹을 받고있는 류희림 위원장 체제를 그대로 유지한 채 정권 비판 보도에 대한 중징계를 계속 강행하고 있다. 4월 16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을 보도한 YTN에 대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경고를 의결했고, 지난 15일 전체회의에서는 '바이든/날리면' 보도를 한 MBC에 대해 징계 최고 수위에 해당하는 과징금 3천만원을 결정했다.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 해도 중징계는 계속되고 있는데 1-7차 방심위 전체 회의록을 통해 올 해 징계 현황을 집계한 결과 방송사(지상파 및 종편) 법정제재는 과징금 1건, 관계자 징계 1건, 경고 4건, 주의 6건이었다. 2008년 방심위 출범 이래 류희림 위원장 취임 전인 2023년 9월 이전까지 방심위가 지상파 및 종편에 과징금을 부과한 사례는 2019년 7월 KNN(부산경남방송, 지상파 민영방송) 보도 2건(각각 1500만원)에 불과했다. 한편, 22대 총선 기간 동안 운영된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주요 방송사 대상 역대 2번 밖에 없었던 법정제재인 관계자 징계를 총 12회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주의는 언론의 자유를 기본으로 유지된다. 언론을 통한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 보장이 곧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만드는 자양분이기 때문이다. 권력에 쓴소리를 하는 언론을 통제하려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권력은 결국 쓰러진다. 이는 그동안 대한민국 역사가 증언하고 있는 진리이다. 아무쪼록 윤석열 정권이 이런 불행한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 김기태(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이사, 시사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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