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평] 향토기업 고향사랑

@박성수 광주전남지역혁신플랫폼 총괄운영센터장 입력 2023.04.16. 13:16

얼마 전 고창에 있는 여백의 길을 걷고 나서 근처 식당을 찾았다. 소주를 달라고 했더니 전북 아닌 우리 고장 제품을 내놓은 것이 아닌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아니 우리 지역도 아닌데 말이다. 광주·전남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더러는 찾는 고객이 있어 준비해뒀단다.

요즈음 시중 음식점에 가서 소주 한 병 주라고 하면 어떻게 하던가. 봉사하는 직원들은 물어보지도 않고 다른 지방의 술을 가져오기가 다반사가 아니던가. 심지어 말하면 알만한 유명음식점조차 주저하지 않고 이런 행태를 보이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 가을 마산에 갔을 때가 생각이 난다. 점심때가 되어 어느 식당에 들르게 되었고, 소주를 시켰더니 아줌마가 그곳 소주를 아무렇지 않게 들고나왔다.

그래서 왜 물어보지도 않고 가져오느냐고 힐난했더니. 답변이 가관이었다. 왜냐하면 "여기가 어딥니까 마산 아닙니까?"라고 오히려 반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우리 남도에서 식당에 갈 때마다 술 가지고 실랑이를 벌이던 필자로서는 순간 멍해지면서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이처럼 고향 사랑법이 다를 수가 있을까 하고 말이다.

우리 고장 술 가운데 비교적 잘 알려진 복분자주나 매실주는 전국 어디 음식점에서든지 찾으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 좋겠다. 아니 뉴질랜드에 가서도 복분자를 볼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니 남도를 벗어날 때는 이 술들을 챙겨서 마시면 얼마든지 고향 사랑 실천이 가능하게 된다.

필자에게는 묘한 습관 하나가 있다.시내 주차장이나 길가에서 차량을 보면 우리 지역 회사 자동차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는 것이다. 그날따라 지역 브랜드 차가 더 많은 날은 기분이 좋아지고, 그러지 못한 날은 우울해지기 마련이다. 우리 고장에서 K차나 G차의 시장점유율이 얼마인지, 높은지 낮은지가 큰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도시인 울산과 비교해 가면서 말이다.

식탁에서도 마찬가지다. 먹는 김 포장지를 들여다보는 것도 또 하나의 습관이다. 의외로 충남, 경남 등 타지역제품이 많은 경우를 보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농수산물의 보고인 남도의 경쟁력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말이다. 문제는 날이 갈수록 지역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찾아보기가 힘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때 버스터미널에서 차를 탈 때 우리 고장 이름을 딴 버스만을 고집하는 시도민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이제는 사명도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고속철이 생겨나면서 버스 탈 기회 또한 줄어들고 있어 향토 운수기업은 날로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도자기 명품 그릇을 만들던 1위의 우리 고장 회사 제품으로 혼수를 장만하던 신랑 신부들도 자부심을 가질 수가 있었다. 그 당시에는 지역대학 출신들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된 회사들이었기에 애사심을 갖고 근무하면서 고향을 지키며 살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 기업들의 고위직은 대다수가 지역대학 출신들로 채워졌으며, 자연스럽게 대학졸업자들의 지역 정주 취업율이 높았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그러나 지금의 현주소는 어떤가. 애써 키운 지역인재들이 역외로 빠져 나가버리는 바람에 중소기업들까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그래서 광주·전남지역혁신플랫폼에서는 2020년부터 지역인재를 양성하고 지역기업이 요구하는 기술개발과 기업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광주·전남에 소재하는 15개 대학이 참여,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산업수요 맞춤형 혁신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에너지신산업분야, 미래형운송기기분야에 융합전공을 설치, 지역기업 취업 창업, 나아가서는 미래가치지향 산업육성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지역과 상생하는 대학교육혁신을 목표로 하는 우리 플랫폼에서는 대학 간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광주·전남 지자체는 물론 테크노파크와 같은 유관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하여 지역경쟁력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의견을 듣고 바람직한 성과 창출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

최근 고향사랑기부제에 동참해 보니 다양한 향토제품들을 받아 보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이처럼 알차고 가성비 좋은 지역 상품을 애용해 주는 길이 고향사랑의 지름길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부지런히 향토기업 제품들을 사주는 데 앞장을 서야 할 것이다. 박성수 광주전남지역혁신플랫폼 총괄운영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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