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복합쇼핑몰 경쟁 불붙었다··· '더 현대 광주' 첫 깃발

입력 2022.07.06. 10:29 주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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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 북구 방직터 일대 추진 공식화
신세계·롯데 등 거물급도 주요 거점 검토 '꿈틀'
'문화융복합 클러스터' 강 시장 의지 매칭 관건
전남·일신방직 부지에 복합쇼핑몰 추진- 현대백화점그룹은 6일 광주 북구 임동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에 미래형 문화복합몰 '더현대 광주'(가칭)를 열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무등산이 보이는 전남·일신방직 부지의 모습.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지역사회를 넘어 전국적으로 뜨거운 감자인 광주 복합쇼핑몰 사업을 두고 유통기업 간의 뜨거운 한판 승부가 시작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이 가장 먼저 옛 전남방직·일신방직(이하 옛 방직터)에 유치를 공식화 한 가운데 신세계와 롯데 등도 지역 내 다수의 주요 거점을 설정, 사업 진출을 위한 물밑작업 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유치전에 더욱 속도가 날 전망이다.

관건은 강기정 시장의 전략산업특구 지정을 통한 문화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 계획과의 매칭 여부. 이른바 유통업계 '빅3'가 '도심 내 역세권', '현지 법인화', '소상공인 상생방안'이라는 광주시의 가이드라인을 충족한 계획안을 내놓을 지 이목이 쏠린다.


◆테마파크형 복합쇼핑몰 '더 현대 광주'

현대백화점그룹은 6일 보도자료를 내고 광주 북구 일대 옛 방직터 공장 부지 약 31만㎡(약 9만평)에 미래형 문화복합몰 '더현대 광주'(가칭)를 열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 측은 이를 위해 옛 방직터 개발사업자인 '(주)휴먼스홀딩스 제1차PFV'와 토지 매입 계약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특수목적법인(SPC)은 부동산 디벨로퍼 그룹 신영과 휴먼스홀딩스, 우미건설 등이 주주사로 참여했다.

지난해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더 현대 서울' 내부 시설 가운데 사운즈포레스트 전경.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광주시가 현 부지 개발 조건으로 특급호텔과 업무시설·쇼핑복합시설·주상복합·지식산업센터·공공시설 등을 제시한 만큼 쇼핑과 여가, 휴식,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문화체험이 접목된 새로운 형태의 모델을 구현하겠다고 현대 측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 소매점을 중심으로 결합된 기존 복합쇼핑몰과는 다른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쇼핑과 문화, 레저, 엔터테인먼트를 접목한 공간 구상이다.

인공폭포 '워터폴가든'과 실내정원 '사운즈 포레스트', 전국의 모든 먹거리를 모아놓은 '테이스티 서울', MZ 선호 브랜드샵 집대성, 복합전시공연 공간까지…. 판매 매장은 줄이는 대신 이색체험 공간 늘려 '서울시민 놀이터', '체험을 파는 백화점'으로 평가받는 '더 현대 서울'의 확장판을 광주에 조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더 현대 서울'은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명품시장 인기 3대장인 '에샤루' 없이도 지난해 국내 백화점 1년 최고 매출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방직산업 문화유산 부지에 들어서는 만큼 일부 시설 보존을 기반으로 한 역사문화공원, 인근 기아타이거즈 홈구장인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와 연계한 야구의 거리 등 지역의 기존 인프라 활용 계획도 담았다.

사업자 측은 이르면 이번 달 광주시에 제안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김준영 현대백화점그룹 홍보실장은 "소비행위를 하는 곳이 아닌 문화를 향유하는 하는 미래형 복합문화몰 조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강기정 시장, 국책사업화 구상 만족할까

관건은 강기정 광주시장이 구상하고 있는 복합쇼핑몰 가이드라인과의 매칭 여부다. 강 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지역 복합쇼핑몰 유치는 시민들의 목소리"라며 강한 추진 의사를 밝혀왔다.

신재욱 광주시 도시계획과장이 6일 광주시청 출입기자단에게 옛 방직터 활용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 과장은 "현대 측 발표가 우리 지역의 복합쇼핑몰 사업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직 아니"라면서도 "사업자 측이 제출한 사업 계획서를 토대로 협상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심 안, 스포츠+엔터테인먼트+가상현실을 결합시킨 스포테인먼트쇼핑몰(스타필드하남)과 전통시장+복합쇼핑몰 형태(영국 안데일마켓) 등을 예시로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 지역상권 활성화와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공익모델도 반드시 담겨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나아가 복합쇼핑몰 유치 지역 일대 도로 신설, 전력망 구축 등 정부 차원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도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강 시장의 구상이다.

단순히 민간 유통업체를 유치한다는 개념이 아닌 문화융복합 클러스터와 같은 국책사업으로 복합쇼핑몰 문제를 풀어내겠다는 것이다.

우선 광주시는 현대 측이 옛 방직터 개발 사업자와 복합쇼핑몰 공동 구상안을 내놓은 만큼 사업자 측과 본격 협상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앞서 SPC사는 근대 건축물 보존과 함께 도시 경쟁력 제고, 아파트 위주가 아닌 상업·문화 융복합 개발, 국제적 수준 호텔 건립, '라키비움'(도서관+기록관+박물관) 건립 등을 골자로 한 광주시의 협상조건을 수용했다.

시는 사업자 측이 늦어도 다음달 초 제안서를 제출하면 조정협의회를 구성해 본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연내 설계 공모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신세계·롯데도 주요 부지 눈독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을 현대백화점그룹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특급호텔을 갖춘 쇼핑센터를 추진하려다 지역사회 반발에 막혀 사업을 접었던 신세계 측은 여전히 해당 구상을 내실화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백화점 부지 외 사업지도 살펴보고 있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광주 월드컵경기장과 수완지구 등 2개의 아울렛을 히트친 롯데 역시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 측은 목표 입지는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대상지에 어등산 관광단지 포함 여부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국민의힘 광주시당 청년위원회가 광주에서 개최했던 '광주 복합쇼핑몰 공약이행을 위한 정책간담회' 모습. 무등일보DB

광주시 관계자는 "현대 측의 옛 방직터 활용 계획이 우리 지역의 복합쇼핑몰 사업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직 아니"라면서 "현재로서는 대통령 공약사업으로서의 가이드라인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다. 정부와 빠르고 긴밀한 교감을 통해 결과물을 시민들께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이슈는 지난해 무등일보가 '노광탈(노잼도시광주탈출) 프로젝트'라는 스페셜 기획을 통해 처음 지역사회에 공론화에 방아쇠를 당겼다. 지역 내 놀거리·볼거리·즐길거리 태부족이 시민 삶의 질과 도시경쟁력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것은 물론 청년 탈광주 현상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복합쇼핑몰 유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 시작점이 됐다.

이후 광주시가 '본격 추진하겠다' 공식화한데 이어 대선 정국에서 윤석열 후보가 지역공약으로 확정하면서 전국 이슈로 퍼졌다.

강기정 시장 역시 지방선거 과정에서 적극 추진을 천명했고, 취임 6개월 내 해답까지 내놓겠다고 밝혀 지역민 최대 관심사로 등극한 상황이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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