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케이블카 관광 대박 "광주는 왜 안됩니까"

입력 2021.08.12. 18:08 주현정 기자
진도~해남 잇는 울돌목 6번째 개통
여수·목포·해남·순천도 "꿀잼" 명물
광주는 무등산 수차례 논의됐지만
"자연환경 파괴 안돼" 번번이 무산
"개발·보존 균형 있게 재추진" 확산

지역관광 활성화 기폭제라는 평가를 받으며 최근 몇 년사이 케이블카 건설 붐이 불면서 전남에 6번째(모노레일 등 궤도 포함) 시설이 개통을 앞두고 있다. 담양, 구례 등 전남 다른 자치단체도 앞다퉈 유치를 추진하는 등 말 그대로 케이블카 전성시대다.

광주에서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인 무등산의 접근성 향상 등 관광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추진 목소리가 나왔었지만 번번이 환경파괴 우려에 부딪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노잼' 도시 오명 탈출을 위한 '꿀잼' 콘텐츠 필요성 여론이 높아지면서 다시 한 번 이슈화 될 지 이목이 집중된다.

오는 9월 해남과 진도를 잇는 진도대교 서쪽의 울돌목 수면 위 28m 지점을 통과하는 해상케이블카가 개통된다. 길이 960m로 10인승 캐빈 26대 규모로 현재 종합 시운전, 승객안전 점검, 승강장 준공검사, 해상구조 훈련 등 최종 절차가 진행중이다.

전남 관광의 활성화 문을 연 여수해상케이블카는 지난 2014년 여수 돌산과 자산공원을 잇는 1.5㎞ 길이로 개통됐다. 여수박람회장과 오동도 중심으로 다도해의 탁 트인 전망과 여수의 밤바다 풍경을 볼 수 있어 연평균 200만명 이상이 찾을 만큼 지역 관광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에는 이용객이 60% 이상 줄었지만 여전히 지역 대표 관광 아이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목포에도 유달산과 고하도를 잇는 총 3.23㎞의 국내 최장 해상케이블카가 2019년부터 운행중이다. 기암괴석이 절경을 뽐내는 유달산과 옹기종기 모여있는 다도해,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 목포대교와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품은 도심까지 육상과 해상의 풍경을 모두 품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개장 3개월만에 이용객 58만명을 돌파했으며 지난해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했던 인기도 최근 주말 하루 탑승객이 4천여명으로 집계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한국관광 100선에도 선정되며 전남 대표 인기 관광지로까지 부상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해남(두륜산), 순천(순천만), 해남(땅끝) 등에도 유사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전남의 빼어난 비경을 손쉽게 즐길 수 있어 외지 관광객 유입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케이블카로 지역에 유입된 관광객을 머물게 할 연계 콘텐츠 발굴, 숙박과 먹거리 등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케이블카 긍정 영향으로 평가받고 있다.

담양 추월산, 구례 지리산 등에 케이블카를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환경 파괴 지적에도 지역 인지도 향상,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광주 역시 무등산 일대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방안이 여러차례 논의됐지만 매번 논란만 남긴채 무산되고 있다.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이라는 찬성 여론이 자연훼손이라는 반대 논리를 극복하지 못해서다.

하지만 최근 '노잼도시' 지적이 사실이었음을 증명하는 조사결과 등의 여파로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고 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달 내놓은 '2020년 국민 여행 조사' 결과 광주는 국내여행 방문지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인접한 전남이 4위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볼거리, 지명도, 이동거리, 여행할 수 있는 시간 등 평가 항목 대부분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는데 이는 명실상부 국내 최대 문화수도 광주가 정작 국내 관광객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방증하는 결과다.

지난달 말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지역 공약 발굴 시민 토론회에서 무등산 보존과 개발의 적절한 균형을 견지한 모노레일(케이블카) 설치 등 지역 내 여가기반 시설 필요성이 제기된 점도 케이블카와 같은 관광기반 시설 재추진 기대감을 낳고 있다.

지역에서 브랜드 매니지먼트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이수연(39)씨는 "광주에 유독 종합 문화·휴식·놀이시설이 부족해 이에 대한 목마름이 큰 것이 사실이다. 환경 보존과 관광 콘텐츠 발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다만 광주시는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케이블카 조성과 관련해 어떤 계획도, 사업도 추진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광주의 맛과 멋, 문화를 연계한 흥미로운 관광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케이블카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꿀잼 콘텐츠 발굴 차원에서 고려는 해보겠다"고 말했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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