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자전거·PM·보행 공존하는 전남대, 비결은?

입력 2024.11.24. 15:17 박승환 기자
■두 바퀴路, 탄소중립 광주로 ⑥연결과 통합
‘자전거&킥보드 주차존’ 하나에 PM 질서 확립
학생 의견 반영해 추진…'애물단지' 오명 벗겨
걷는 학생들도 '만족'…기존 거치대 활용 '주목'
광주 북구 전남대 캠퍼스 내 자전거·킥보드 주차장. 전남대 광주캠퍼스 내 주차존은 70개가량으로 이용객 편의성을 높이고 무분별한 주차를 막고 있어 주목받는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캠퍼스 안에 지정된 주차장이 많아 눈치 보지 않고 전동킥보드를 세울 수 있어요."

"길목마다 주차장이 있어 정말 편리합니다. 도심에도 이런 주차장이 많아지면 보행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전남대학교가 캠퍼스 곳곳에 마련한 자전거와 전동킥보드(PM) 전용 주차존이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도심에서 PM(Personal Mobility)이 무분별한 주차 문제로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과 달리 전남대 캠퍼스는 PM 주차장을 대폭 확충해 PM 이용자들과 보행자 간 갈등을 없앤 점이 주목받는다.

최근 찾은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 광주캠퍼스에는 인도와 도로 갓길 등에 아무렇게나 방치된 자전거와 킥보드는 한 대도 없었다. 대신 '자전거&킥보드 주차존'이라는 파란색 테두리와 그림으로 표시된 지정 구역 안에 가지런히 주차된 모습이 눈에 띈다.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정해진 주차존에 주차해 무질서하게 놓여 통행을 방해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는 주차존이 위치와 설계 면에서 학생들의 이동 습관과 동선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동킥보드를 자주 이용하는 대학생 박민지(22) 씨는 "건물마다 주차존이 있어 킥보드를 세우고 목적지까지 걸어가는 것도 어렵지 않다"며 주차존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이용자인 김모(20) 씨는 "캠퍼스 밖에서는 공유 자전거나 킥보드를 어디에 세워야 할지 고민되는데, 캠퍼스 안은 주차 공간이 많아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주요 도시가 PM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과 달리 전남대는 질서 있는 이용이 유지되는 비결은 PM 이용자를 배려한 주차존 설계와 확충에 있었다.

전남대는 기존 자전거 거치대에 킥보드 주차까지 겸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큰 비용을 아끼면서도 '통합 주차 플랫폼'을 통해 이용 편의성도 높였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전남대의 PM 주차존 프로젝트는 지난해 1월 시작됐다. 현재 캠퍼스 내에는 도서관 앞을 포함해 총 70개의 주차존이 설치돼 있다. 광주 전역 PM 주차존이 100여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대단한 수치다.

주차존은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동선과 목적지를 고려해 정거장 형태로 배치됐다. 특히 기존 자전거 거치대를 활용해 비용을 최소화했다.

학생 의견을 적극 반영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총학생회와 협력해 자전거와 킥보드 이용자들이 자주 멈추는 지점을 조사했다. 이를 기반으로 주차존 위치를 선정했다. 또한 주차존마다 이용 안전수칙 안내판을 설치해 '운전면허 필요', '음주운전 금지', '2인 탑승 금지' 등 기본적인 안전 의식을 높이고 있다.

전남대가 마련한 PM 주차존은 단순히 이동 수단 이용자들에게만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자전거와 킥보드가 아무 데나 방치되지 않음으로써 걸어서 캠퍼스를 이동하는 학생들에게도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무질서하게 방치된 PM이 보행을 방해하거나 사고를 유발하는 것과 달리 전남대 캠퍼스는 PM 이용자와 보행자가 서로 만족하는 조화로운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

전남대학교의 사례는 자전거와 전동킥보드가 도시 공간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성공적인 모델로 주목받는다. 도심 속에서도 전남대처럼 PM 주차존을 질적으로 양적으로 배치한다면 보행자와 PM 이용자 간의 갈등을 줄이고 도시 교통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자전거와 킥보드를 주로 이용하는 만큼 캠퍼스 안에 자전거와 킥보드를 세울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생각돼 학생들이 원하는 위치를 중심으로 설치했다"며 "기존의 자전거 거치대를 활용하면서 바닥에 선만 그은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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