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킥보드 주차존’ 하나에 PM 질서 확립
학생 의견 반영해 추진…'애물단지' 오명 벗겨
걷는 학생들도 '만족'…기존 거치대 활용 '주목'

"캠퍼스 안에 지정된 주차장이 많아 눈치 보지 않고 전동킥보드를 세울 수 있어요."
"길목마다 주차장이 있어 정말 편리합니다. 도심에도 이런 주차장이 많아지면 보행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전남대학교가 캠퍼스 곳곳에 마련한 자전거와 전동킥보드(PM) 전용 주차존이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도심에서 PM(Personal Mobility)이 무분별한 주차 문제로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과 달리 전남대 캠퍼스는 PM 주차장을 대폭 확충해 PM 이용자들과 보행자 간 갈등을 없앤 점이 주목받는다.
최근 찾은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 광주캠퍼스에는 인도와 도로 갓길 등에 아무렇게나 방치된 자전거와 킥보드는 한 대도 없었다. 대신 '자전거&킥보드 주차존'이라는 파란색 테두리와 그림으로 표시된 지정 구역 안에 가지런히 주차된 모습이 눈에 띈다.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정해진 주차존에 주차해 무질서하게 놓여 통행을 방해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는 주차존이 위치와 설계 면에서 학생들의 이동 습관과 동선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동킥보드를 자주 이용하는 대학생 박민지(22) 씨는 "건물마다 주차존이 있어 킥보드를 세우고 목적지까지 걸어가는 것도 어렵지 않다"며 주차존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이용자인 김모(20) 씨는 "캠퍼스 밖에서는 공유 자전거나 킥보드를 어디에 세워야 할지 고민되는데, 캠퍼스 안은 주차 공간이 많아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주요 도시가 PM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과 달리 전남대는 질서 있는 이용이 유지되는 비결은 PM 이용자를 배려한 주차존 설계와 확충에 있었다.

전남대의 PM 주차존 프로젝트는 지난해 1월 시작됐다. 현재 캠퍼스 내에는 도서관 앞을 포함해 총 70개의 주차존이 설치돼 있다. 광주 전역 PM 주차존이 100여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대단한 수치다.
주차존은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동선과 목적지를 고려해 정거장 형태로 배치됐다. 특히 기존 자전거 거치대를 활용해 비용을 최소화했다.
학생 의견을 적극 반영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총학생회와 협력해 자전거와 킥보드 이용자들이 자주 멈추는 지점을 조사했다. 이를 기반으로 주차존 위치를 선정했다. 또한 주차존마다 이용 안전수칙 안내판을 설치해 '운전면허 필요', '음주운전 금지', '2인 탑승 금지' 등 기본적인 안전 의식을 높이고 있다.
전남대가 마련한 PM 주차존은 단순히 이동 수단 이용자들에게만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자전거와 킥보드가 아무 데나 방치되지 않음으로써 걸어서 캠퍼스를 이동하는 학생들에게도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무질서하게 방치된 PM이 보행을 방해하거나 사고를 유발하는 것과 달리 전남대 캠퍼스는 PM 이용자와 보행자가 서로 만족하는 조화로운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
전남대학교의 사례는 자전거와 전동킥보드가 도시 공간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성공적인 모델로 주목받는다. 도심 속에서도 전남대처럼 PM 주차존을 질적으로 양적으로 배치한다면 보행자와 PM 이용자 간의 갈등을 줄이고 도시 교통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자전거와 킥보드를 주로 이용하는 만큼 캠퍼스 안에 자전거와 킥보드를 세울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생각돼 학생들이 원하는 위치를 중심으로 설치했다"며 "기존의 자전거 거치대를 활용하면서 바닥에 선만 그은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
무안공항 장기 폐쇄···광주·전남 여행업계, "지금 제일 힘들다"
6일 광주시의회에서 광주광역시관광협회가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 촉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10개월은 곧 재개항된다는 희망 하나만 보고 살았어요. 조금만 버티면 무안공항이 열리겠지 싶어서 힘들어도 버텼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답답하네요."광주에서 28년째 여행사를 운영해온 강모 대표는 "지금이 제일 힘들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공항 참사 이후 1년 가까이, 호남 유일의 국제선 공항이 멈춰서면서 지역 여행업계는 코로나19 때보다 더 깊은 침체에 빠졌다. 재개항이 계속 미뤄지면서 지역 여행사들의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서 타지역 공항을 전전하는 '방랑자' 같은 삶을 살고 있다.강 대표는 "겨울방학이나 명절이면 성수기라 예전 같으면 상담 10건 중 8~9건은 성사됐는데, 지금은 10건 들어와도 1건 될까 말까"라며 "부산이나 인천, 청주로 우회해서 가려다 요금이 부담돼 포기하는 손님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무안공항이 멈추면서 지역 여행사 매출은 직격탄을 맞았다. 강 대표가 운영하는 여행사는 한 달 순수익이 1천만 원 이상이었지만, 참사 이후 10개월 동안 단순 계산만으로 1억 원 넘는 손실을 봤다. 매달 나가는 인건비, 사무실 임대료, 전기세를 감당하지 못해 직원 2명을 모두 떠나보냈고, 지금은 남편과 둘이 회사를 유지하고 있다.항공기를 빌려오는 랜드사의 피해는 더 크다. 랜드사들은 무안에서 출발하는 베트남·중국 노선 여행상품을 만들기 위해 189석 안팎의 전세기를 한 편당 왕복 약 1억 원에 빌려온다. 좌석이 다 차면 이익이 남지만, 비행기가 뜨지 않으면 그 금액이 그대로 손해로 돌아간다. 지역 랜드사 한 대표는 "참사 이후 취소된 편에 대한 수억 원대 대금을 항공사로부터 돌려받는 데만 8개월이 걸렸다"며 "그동안 빚을 내서 여행사들에 환불금을 지급하고 하루하루 버텼다"고 말했다.소규모 여행사들은 랜드사로부터 받은 금액을 손님에게 다시 돌려주느라 초반 몇 달간 '매출 0원'을 견뎌야 했다. 지역 소규모 여행사 대표인 홍모 씨는 "처음에는 '재개항 된다 만다' 말이 많았어도 '조금만 더 버티면 나아지겠지' 하며 버텼다"며 "코로나 때 받은 대출도 아직 못 갚았는데, 매출은 이전의 ⅓ 수준이라 이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홍 대표는 "코로나 이후 여행 수요가 살아나면서 '이제 살겠다' 싶었는데, 제주항공 참사로 모든 기대가 꺾였다"며 "아들딸이 어느 날 자기들끼리 돈을 모아 생활비를 쥐여주는데, 부모 입장에서 가슴이 찢어졌지만 거절할 수 없어 더 슬펐다. 자식들이 주는 돈으로 생활을 유지한 지 벌써 수개월째다. 다른 대표들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다. 무안공항 폐쇄가 길어지자 아르바이트를 하며 아이 학원비와 생활비를 맞춘다고 한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고 호소했다.통계만 보면 상황은 '회복'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집계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대비 2025년 1·2분기 광주·전남·무안 지역 여행업 등록 수는 소폭 늘었다.선석현 광주광역시관광협회장은 "단순한 등록 통계일 뿐이다. 코로나 때 휴업·폐업했던 곳들이 다시 등록만 해둔 경우가 많고, 여행업으로 신고만 해두고 실제로는 다른 업을 하는 곳도 많다. 여행업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초기자본금(유입금) 기준이 5천만 원으로 낮아진 것도 '통계 착시'를 키웠다"며 "실질적으로 여행업을 운영 중인 업체는 적을 것이다. 실제로 무안공항 참사 이후 협회에 신규 등록하려는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고 설명했다.광주시한국관광협회는 6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공항 국제선 취항'을 촉구했다. 협회는 "광주 지역 연간 여행 매출 규모가 3천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무안공항 장기 폐쇄와 참사 여파로 이 가운데 2천억 원가량이 사라졌다"며 "광주·전남 여행업계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해 쓰러지기 전에, 광주공항 국제선 재개와 지역 여행사에 대한 긴급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 · 광양 환경동요 부르기대회 대상에 '엔젤유치원'
- · 광주전남언론인회 "문체부에 보도검열관실 복원 촉구한 민형배 의원 전적 환영"
- · 광주학생독립운동 정신 계승, 전국60km극복 등행대회 성료
- · 땅끝 해멍 행사 해남 문가든서 성료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