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태안사 숲길> 나를 찾아 떠나는 힐링, 자연속을 싸목싸목 걷다

입력 2026.07.26. 14:11 고공석 기자
- 시원한 계곡 숲길 걷는 ‘힐링 로드’
- 시문학관서 민중시인 조태일 회고
- 반야교~해탈교~능파각 건너 깨달음
- 몸과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천년고찰
- 압록 매운탕·석곡 흑돼지석쇠구이 별미
태안사 랜드마크, 능파각은 누각을 겸한 다리 건물이다. 계곡의 물과 주위 경관이 아름다워, 미인의 가볍고 우아한 걸음걸이를 의미하는 ‘능파(凌波)’라 이름했다. 이 다리를 건너면 세속의 번뇌를 던져버리고 부처님의 세계로 진입함을 상징한다고 한다.<무등일보>

곡성(谷城)은 ‘자연속의 가족마을’이다.

섬진강, 보성강(대황강), 도림사계곡, 청계동계곡, 태안사계곡, 동악산, 설산, 통명산, 봉두산(동리산). 어디에 시선을 둬도 자연이 눈에 들어온다. 굽이진 물길이 수려하다. 졸졸대는 물소리가 청아하다. 녹음짙은 숲이 울창하다. 자연이 고스란하다. 모두 다 눈길, 발길을 붙잡는다. 강, 계곡, 숲길이 좋은 곡성이다.

태안사 숲길은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준다. 치유의 시간을 선물한다. 그 길목엔 호젓한 여섯 개의 징검(돌)다리를 건넌다. 이곳 역시 계곡을 끼고 걷는 길이다. 스윽 훑고 가는 길이다. “안녕~” 가벼운 눈인사만으로도 행복하다.<무등일보>
동리산에 품에 안긴 구산선문의 천년도량, 태안사는 통일신라 말 선불교를 대표했던 구산선문 가운데 동리산문의 중심 사찰이다. 사찰 앞마당에 자리잡은 연못이 신비롭다. 연못 중앙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삼층석탑이 서 있다. 연꽃이 환환 미소를 띠는 연지(蓮池)다. <무등일보>

‘지금 곡성 (여행)할 때’는 태안사 숲길이다. 곡성군 죽곡면 태안로 622-215. 나를 찾아 걷는 자연속 힐링로드이다.

그 길은 마음을 추스린다. 이런저런 잡다한 생각에서 비켜나게 한다. 사찰이 주는 평온함만이 아니다. 자연이 주는 위로다. 그래서 싸목싸목 걷는 길이다.

민중시인 죽형 조태일 시인을 기리는 조태일시문학기념관.<무등일보>

태안사 숲길은 조태일시문학기념관에서 시작한다. 태안사 숲길 걷기에 앞서 민중시인이자 저항시인, 죽형 조태일 시인을 회고하는 시간이다. 곡성이 사랑한, 곡성을 사랑한 죽형은 태안사와 떼놓을 수 없는 ‘곡성 사람’이기 때문이다.

시인 조태일은 곡성 태안사에서 대처승의 아들로 태어났다. 대학 시절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아침선박’이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죽형 조태일은 순수하고 의로운 시인이다. 유신 독재의 억압과 탄압에 맞서 김지하. 고은. 백낙청, 황석영, 염무웅 등과 함께 시(詩)를 무기 삼아 불의한 권력에 맞섰다. 죽형은 1999년 9월7일 58세로 세상을 떴다. 조태일시문학기념관은 조태일 시인의 작품과 유품 2천여 점이 전시돼 있다. 문학인을 위한 숙소인 창작동과 시집 전시관을 겸한 카페도 있다. 시집 전시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시집 최남선의 ‘백팔번뇌’, 최초의 번역시집 ‘오뇌의 무도’ 등 희귀본부터 최근 작품까지 시집 3천여권을 만날 수 있다. 죽형이 이사할 때마다 가장 먼저 챙겼다는 녹두장군 전봉준 사진 액자도 함께 있다.

태안사 숲길 안내도.<무등일보>
태인사 숲길_데크 구간.<무등일보>

“60년대는 가난했고, 70년대는 정신 없었고, 80년대는 두려운 시기였다. 누구든지 가슴에 멍이나 상처 하나씩은 품고 살아야 했던 시대였다. 그땐 다들 시와 노래로 위로 받으며 아픔을 견뎠다” 죽형을 그리워한 어느 곡성 사람의 말이다.

태안사 숲길로 들어선다. 정심교 오른쪽이다. 계곡을 끼고 약 2km쯤 거리다.

울창한 숲이 시원한다. 맑은 물소리가 청량하다. 녹색세상이 반긴다.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 벗삼아 도란도란 얘기 나눈다. 누군가는 나를 찾는 싸목싸목 그냥 걷는 길이다. 그 누군가는 걷기좋은 힐링로드다. 또 누군가는 여름철 피서를 겸한 트레킹 코스이기도 하다.

태안사 숲길은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준다. 치유의 시간을 선물한다. 그 길목엔 호젓한 여섯 개의 징검(돌)다리를 건넌다. 이곳 역시 계곡을 끼고 걷는 길이다. 스윽 훑고 가는 길이다. “안녕~” 가벼운 눈인사만으로도 행복하다.

정심교~반야교~해탈교를 지난다. 이 다리들을 지나면 번뇌·망상을 버리고, 깨달음을 얻는다 한다. 다리 건너 건너 건너면 태안사에서 가장 기분좋은, 태안사의 랜드마크 능파각을 만난다.

태안사 능파각.<무등일보>

능파각은 누각을 겸한 다리 건물이다. 계곡의 물과 주위 경관이 아름다워, 미인의 가볍고 우아한 걸음걸이를 의미하는 ‘능파(凌波)’라 이름했다. 이 다리를 건너면 세속의 번뇌를 던져버리고 부처님의 세계로 진입함을 상징한다고 한다.

능파각에 앉는다. 바람소리, 새소리, 벌레소리 정겹다. 물소리 청량하다. 어느 선율에 견줄까? 녹음짙은 숲이 싱그럽다. 도란도란 말을 건넨다.

태안사 숲길걷기는 날벌레 퇴치 긴팔이나 수건을 준비하면 좋다.

태안사는 동리산(봉두산) 품에 안긴 구산선문의 천년도량이다. 통일신라 말 선불교를 대표했던 구산선문 가운데 동리산문의 중심 사찰이다. 이 사찰은 굴곡진 역사의 현장에서 비켜서지 못했다. 여순사건 때는 평화롭던 산골마을 곡성군 죽곡면, 목사동면, 석곡면이 우여곡절을 겪었다. 6.25 전쟁 때는 빨치산 토벌의 중심지가 되는 바람에 전쟁의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선종 수행의 정신과 천년의 시간이 살아 숨 쉬는 공간에는 보물 9점이 소장돼 있다.

적인선사탑은 태안사 대웅전 뒤편 계단 위의 조용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사람들 발길에서 조금 비켜난 자리라 더욱 수행자의 탑다운 고요함이 느껴진다.<무등일보>

태안사를 창건한 혜철스님의 부도탑인 적인선사탑, 광자대사탑, 광자대사탑비, 승가에서 범패같은 행사에 사용되는 불구, 바라, 대웅전 안에 높인 동종 등이 있다. 천년세월 품은 보물을 비롯한 문화유산 9점을 찬찬히 훑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태안사 유산 찾기의 묘미다.

동리산에 품에 안긴 구산선문의 천년도량, 태안사는 통일신라 말 선불교를 대표했던 구산선문 가운데 동리산문의 중심 사찰이다. 사찰 앞마당에 자리잡은 연못이 이채롭다. 연못 중앙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삼층석탑이 서 있다. 연꽃이 환환 미소를 띠는 연지(蓮池)다. <무등일보>

태안사 앞마당에 자리잡은 연못도 신비롭다. 연못 중앙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삼층석탑이 서 있다. 연꽃이 환환 미소를 띠는 연지(蓮池)다.

바깥나들이에 외식은 입이 즐거운 시간이다. 태안사와 가까운 입맛돋우는 곳은 압록 참게탕, 메기탕 또는 석곡 흑돼지석쇠구이가 손꼽을 만 하다.

석곡 흑돼지석쇠구이.<무등일보>

압록 일대에 매운탕 집이 즐비하다. 기왕이면 보성강 뷰가 있는 식당을 찾으면 좋을 일. 뚝배기 한가득 보글보글 끓여 내놓는 참게탕은 감칠 맛이 일품이다. 시래기가 듬뿍 들어가 구수하고 진한 맛을 더한다. 밥 한 공기는 게 눈 감추듯 한다.

석곡의 맛, 흑돼지석쇠구이 매력도 지나칠 수 없는 일. 코를 휘감는 매콤 달착지근한 숯불향에 보기만 해도 군침이 싹 돈다. 바삭하면서 촉촉한 식감, 이른바 ‘겉바속촉’이다. 흑돼지구이는 씹는 멋이 독특하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한 상 차려 내어놓는 밑반찬도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다. 석곡면 행정복지센터 앞 돌실회관에서 피어오르는 고기 냄새가 발길을 붙잡는다. 숯불 향 따라 걷는 길이다.

태안사 랜드마크, 능파각은 누각을 겸한 다리 건물이다. 계곡의 물과 주위 경관이 아름다워, 미인의 가볍고 우아한 걸음걸이를 의미하는 ‘능파(凌波)’라 이름했다. 이 다리를 건너면 세속의 번뇌를 던져버리고 부처님의 세계로 진입함을 상징한다고 한다.<무등일보>

7월말 들어 장마끝 찜통더위가 열일중이다. 한낮엔 숨이 턱까지 찬다. 한 줌 그늘에 찌푸린 얼굴이 핀다. 햇살이 설핏 기울면, 솔솔 부는 미풍이 이마를 스치면, 엷은 미소가 금세 번진다.

고공석기자 ksko111@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전남광주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